9월 22일 방송분

전 항상 집에 들어서면 네 아이의 요란한 함성소리부터 마주합니다.

그렇게 평범하지 않은 퇴근을 하고,

아이들 뒤치다꺼리하며 한바탕 집안 정리를 하고 나면 녹초가 되죠.

그렇게 고요해진 집안은 큰 딸아이의 징징거리는 소리로 2차전을 알립니다.

초등학교 2학년인 우리 딸은 2학기가 시작되면서

새로 바뀐 담임선생님 때문에 한동안 혼란스러워 했거든요.

제 힘으로는 차마 달래줄 수 없어 고민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선생님에 대한 신뢰도 점점 돈독해진 것 같아서 안심하고 있었습니다.

마침 게을리 하던 학교공부에도 관심갖기 시작해

선생님 제대로 만났구나 싶었거든요.

그런데 또 요새 며칠은 잠자리에 들기전 항상 징징거리느라 제게 혼이 납니다.

낮에 실컷 놀다가, 저녁이 다 되어서야 다음 날 내야 할 숙제가 걱정이 된거죠.

기운이 다빠진 제가, 딸에게 짜증을 내며 한창 야단을 치고 있는데,

그때 남편이 퇴근하고 들어와 무슨일인지 묻더군요.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나니 조용히 딸아이에게 가서 제가 못한 일을 해내더라구요.

남편은 딸아이의 장점을 칭찬하며, 짜증을 내는 원인이 뭔지 물어보고,

어르고 달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제겐 인상만 쓰던 애가, 아빠 앞에서는 어린양도 부리며

고민이며 걱정거리를 하나 둘 꺼내는거 있죠.

짜증내는 얼굴은 예쁘지 않다며 거울을 가져다 보여주니

어느새 웃는 얼굴로 다시 숙제를 시작하는 딸의 모습에 내심 놀랐어요.

그러면서, 첫아이를 낳으며 공주처럼 남부럽지 않게 키워내야겠다고 다짐했던 10년전이 생각났습니다.

하지만 현실에 지쳐 잊고 사는 제 모습에 씁쓸한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남편에게 앞으로 큰 딸은 이제 당신 담당이라고 했더니 하는말,

"애들에겐 칭찬과 믿음. 그리고 사랑이 최고의 교육이야~ 몰랐어?"하며

웃어넘기는 겁니다. 힘들게 일하고 돌아와 지쳐있을텐데도

저녁부터 찾는게 아니라, 항상 아이들부터 챙기는 자상한 남편.

가정에서 아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됐습니다.

이 세상 모든 아빠들, 기 펴고 사세요. 가정에서 당신의 영원한 팬이 응원하니까요.

 

사연보내주신 서혜영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