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딸 다섯에 아들하나, 그중에 전 큰딸이구요.
오늘 생일을 맞은 희정이는 그 중 셋째 딸입니다.
제겐 다섯 동생이 손가락이라면, 희정이는 그 중 가장 아픈 손가락입니다.
제가 결혼을 한 후에도, 데리고 살아서 그런지
자식처럼, 정도 제일 많이 가는 동생이예요.
혹시, 혈소판 증가증이라는 병 알고 계신가요?
지금 희정이가 겪고 있는 병인데요.
3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있으면서 알게 된 병입니다.
멍이 들면 잘 지워지지 않고, 피가 나면 잘 멎지 않더군요,
또, 한번 상처가 나면 한 달이 지나도 낫지 않아 걱정이 많았어요.
하지만, 이런 희귀병일 거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
골수검사를 두 번이나 한 끝에 알게 된 병명은, 혈소판 증가증...
병을 선고받았을 때, 처음엔 황당해서 1년을 어떻게 보냈는지
기억나지 않을만큼, 정신 없이 살았습니다.
무균실에 입원에 있는 동생의 모습을 볼 때면,
하늘이 무너져 내릴 듯 노랗게 보이고, 제가 아픈 것 처럼
삶의 희망이 보이질 않았거든요.
홀로 계신 엄마도, 앞으로 평생 약에 의지하며 외롭게 견뎌내야 할 희정이 걱정에
눈물 마르실 날이 없었습니다. 세월이 약이라고 하던가요?
3년이 지난 지금은 컨디션 조절도 수월해졌고,
혹시나 다치거나, 조금이라도 아프면 대학병원으로 달려가 수치 확인하면서
조심하며 잘 살고 있습니다.
한달에 한번, 혈소판 수치 검사는 필수. 혈소판이 올라가거나 내려가면
위험해지기 때문에 1년에 두어번은 병실신세도 져야합니다.
항상 비상사태 준비자세로, 조마조마 하며 살아가는데도,
밝은 모습으로 나를 바라보며, 웃어주는 희정이를 볼때면
전 행복합니다. 살아서 건강한 모습으로 내 곁에 있어줘서....
항상 불안함에 살고 있지만, 그래도 동생들이 있어서
이런 게 행복이구나 느끼며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아파도 힘든 내색 않고 오히려 언니인 절 다독이는 제 동생.
희정이의 생일을 모닝쇼에서 축하해 주세요...
사연보내주신 강석순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