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1일 방송분

6년이 흐른 지금에서야, ‘결혼’이 뭔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습니다.

제 자신만 생각하며 자유롭게 지내던 제가

아무것도 모른채 결혼을 했습니다, 갑자기 전, 제가 아닌 아내가 되고,

며느리가 되고, 엄마가 되어 생활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죠.

시댁과 친정 양쪽 모두에게 행복한 생활이 되기까지 고난이 많았습니다.

평소 어른과 함께 섞여 지낼 기회가 적었던 제게 시어머니는,

너무 어렵고 무서운 존재였습니다. 그렇기에 시어머니의 한마디가.

금세 서운해지고, 그 마음이 쌓여 자연스레 시댁에 발길이 끊겨 벽이 생기더군요.

 

또 시댁과 시어머니 일로 남편과 다투게 되고, 속상한 제가 친정에 가면

친정어머니는 남편을 미워하게되고... 남편도 사람인지라

눈치 주는 장모님이 점점 대하기 어려워지게 되어버렸죠...

시간이 해결해줄줄 알았던 작은 문제가 더 큰 문제를 만들고,

그 문제가 시간이 지나니 더 꼬여만 갔습니다.

이 답답하고 낯선 결혼에서 하루빨리 벗어나고 싶은 마음뿐이었죠.

그런 제가 마음을 다잡은건 저희엄마가 시어머니가 된 후였습니다.

며느리를 맞은 친정엄마도 역시 시어머니였던거죠.

다 아들내외 위해서 잔소리하시고, 꾸중하시고, 또 세월의 흐름으로 인한

갱년기 현상으로 가끔은 우울증이 찾아오기도 하는 중년의 여성...

이젠 어머님의 마음을 헤아리게 됐으니, 저도 솔직한 마음 털어놓기도 하고

어머님의 주장이 맞을땐 또 적극적으로 의견을 수용합니다.

 

바쁘더라도 일주일에 한번은 꼭 찾아가 뵙고, 손주도 안겨드리니

전화도 자주주시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고부간이 됐죠.

또, 덩달아 친정에서는 남편이 절위해 분위기를 주도하곤 하구요...

물론, 앞으로 많은 시간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살면서

서로 속상한일 섭섭한일 많을테지만,, 이젠 걱정하지 않습니다.

이젠 서로에게 마음이 열려있고,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부딪히는게 진정한 가족이 되는 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지금도 때로는 칭찬받고, 때로는 꾸중 들으며 산답니다.

어디에도 완벽한 결혼생활은 없는 것 같아요.

부족한 부분 채워주고, 이해하는 만큼 맞춰가는게 진정한 결혼의 의미고

부부가... 가족이.. 아닐까요? 어리석게도 결혼 6년만에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사연보내주신 최경희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