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작은 딸아이가 열이 나고 된기침을 아프게 했습니다. 병원에서 받아온 약을 먹어도 별 차도가 없었습니다.
주말을 지내고 월요일 남편과 출근 준비를 하면서 아이 둘을 씼겨 어린이집에 보낼 준비를 하면서도 마음이 내내 편하지가 않았습니다. 둘째아이가 많이 아파합니다. 열이 펄펄 나고 가래 끓는 소리가 아주 심했습니다.
그래도 어쩔 수 없이 병원에서 타온 약봉지를 가방에 넣어 어린이집에 두 아이를 데려다주는데 그래도 엄마 따라간다고 떼쓰지 않는 아이를 보며 미안함 마음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 출근을 했습니다. 출근 후 바쁜 일을 정리 하는데 남편에게 다급히 전화가 왔습니다. 아이가 새파랗게 질려 울고 보채고 많이 아파한다고 어린이집 선생님으로부터 연락이 왔다고합니다.
직장에 나와 있는 엄마는 그저 속만 새카맣게 탈 뿐~ 일이 손에 잡히지 않더라고요. 안되겠다 싶어서 점심시간보다 20분 먼저 사무실 문을 나와 둘째아이를 데리고 병원으로 갔습니다.
X레이를 찍고 결과를 보니 폐렴이라고 합니다. 아이가 잘 먹지도 못한게 며칠째라서 탈수가 올까 걱정되어 링거를 맞췄습니다.
아이는 손등에 꽂힌 주사바늘이 영 맘에 안드는지 말도 잘 하지 못하는 어린 것이 “아파~ 아파~” 합니다. 아이를 안고 달래주니 어느새 새근새근 잠이 들더군요. 제발 심하게 아프지만 말아라 하고 기도하고 또 했습니다. 아이가 안정이 되니 긴장이 풀렸는지 저도 피로가 몰려오더군요. 아이를 안고 벽에 기대어 앉아 있는데 갑짜기 남편이 병원에 나타났습니다. 바쁜 일 대충 마무리 하고 달려왔노라고…. 맨날 보는 남편 얼굴이지만, 어찌나 반갑고 고맙던지요.
그날따라 아침부터 어둡던 남편의 낯빛이 걱정스러워 무슨 일 있냐고 물어보니 남편 하는 말이 새벽에 자다가 보니 둘째가 아파서 끙끙 거리면서 울고 보채길래 안아주니 좀 편안해지더랍니다. 그래서 엄마가 일어날 때 까지 계속 안아줘야겠다 생각했는데 순간 아이를 놓고 잠이 들어버렸다고 무슨 아빠가 이 모양인지 자기 자신이 너무 한심스럽더랍니다.
그 말을 듣고 웃음도 나면서 결코 무심하지 않은 남편의 마음 씀씀이에 참 고마웠습니다. 둘 다 점심도 못 먹고 일터로 향해야 했지만, 저를 걱정하고 아이를 걱정해 주는 남편의 마음에 또 한번 많이 감동받았습니다.
비록 하루하루 직장 생활에 정신 없고, 아이들에게 부댔기면서 지내노라면 자기 시간은커녕 화장실 문 앞에서도 뭐라고 재잘대는 아이들 때문에 하루도 편할 날이 없지만, 오늘 가만히 생각해 봅니다. 이런 빠쁜 일상이 정말 행복이라는 것을요~
앞으로 두 아이를 키우는데 오늘과 같은 일들이 몇 번이고 반복 될테죠~ 어쩌면 더 힘든 일들이 우리 앞을 막아 설 지도 모르지만, 남편과 제가 오늘처럼 서로의 힘든 마음 다독이면서 똘똘 뭉쳐 산다면 어떤 시련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이 생깁니다.
앞으로도 우리 부부가 두 아이를 잘 키우고 직장생활도 가정생활도 잘 할 수 있도록 파이팅 외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