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9일 방송분

지난주에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세살 된 아들을 데리고 다녀오는 그 길이 얼마나 길게 느껴졌는지 모르겠어요.

뱃속에 있던 둘째가 만날 수 없게 됐답니다. 불안하게 자리잡고 있어서

각별히 조심하라고 의사선생님이 늘 당부하셨었죠.

좀더 조심했어야했는데... 그저 배가 약간 아픈것 뿐이었는데...

그렇게 둘째와 전 다신 만날 수 없게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둘째의 임신소식을 알게 됐을 땐, 반갑지 않았습니다.

첫째도 어려서 제 손이 많이 필요하고, 계획하지 않았던 일이고,

첫째를 유치원에 보낼 수 있게 되면, 저도 그동안 하고싶언 일을 해볼 참이었어요.

그리고 연말이면 남편이 직장을 옮겨야 하기때문에, 불안한 환경이 걱정이었거든요.

그래서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모든 사람의 축복속에서 갖고싶었는데

덜컥 아이가 생겨버려서 적지않게 당황하고, 남편과도 많이 다퉜습니다.

그걸 아이가 알았나봅니다.

엄마와 아빠가 자기때문에 싸운다는 걸, 엄마가 자신을 반가워 하지 않았다는 걸

그 작고 여린게 알아서 떠난것만 같네요.

 

아들 준우의 손을 잡고 집으로 오는 내내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이제 8주밖에 되지 않은 아이를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몹쓸 죄를 짓고 다음을 기약해야할지 고민중이었던 제가 너무 한심하고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기다렸던 남편과 첫째에게도 죄를 지었으니까요.

어떻게 용서를 구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다 제탓인 것만 같아, 그저 미안하고, 그립기만 하네요 ~

지금이라도 다시 찾아와 준다면, 정말 반가운 모습으로 반겨줄텐데 말이죠.

이렇게 될 줄 알았더라면 짧은 만남동안, 환영해주고 사랑해주고 아껴줬을텐데...

아직도 엄마배에 아가가 들어있는줄로만 아는 첫째에게도 한 없이 미안합니다.

남편도, 제 눈치 보느라 말은 안하지만 몹시 실망한 눈치거든요.

다시 절 찾아와 주겠죠?

한없이 부족하고 철없는 엄마가 아이를 갖을 준비가 되면

다시 예쁘고 건강한 모습으로, 제게 기쁨을 주리라 못된 욕심을 부려 봅니다.

아가야. 엄마가 많이 미안해...

다음에 엄마를 찾아올땐 엄마가 정성을 다해 사랑해줄게. 사랑해...

 

사연보내주신 이미선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