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8일 방송분

초등학교에 다니던 저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당한 사고로

학업도 포기한 채 세달 가까이 병원생활을 해야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친구들과 멀어졌고, 친한친구들과도 서먹해지더라구요.

금방 회복될 것 같던 관계는 점점 어려워져 이세상에 전 혼자라는 느낌에

그리고 어린마음에 참 많이 울었습니다.

그렇게 중학교에 진학했고, 또래 친구들에게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겉으로만 맴도는 내성적인 성격이 되어버렸어요. 그럴때면 옥상에 올라갔습니다.

답답한 마음이 좀 풀릴까해서 올라가면, 금새 철없는 생각이 들어

부모님도, 친구들도, 그리고 제 자신도 싫어져, 다 포기하고 싶을때가 많았죠.

어느 누구에게도 고민을 털어놓지 않은 채, 그렇게 혼자 속앓이를 했습니다.

그러다 TV에서 마술사의 성공이야기를 보게되었고, 저와 똑같은 청년기를 보낸

그 마술사의 모습에 자신감이 생겨, 마술 회원 모집에 응시했습니다.

그래서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전, 상상력을 무기삼아 마술을 시작하게 되었고,

형들의 격려와 공연에서의 박수갈채로 다시 예전의 제 모습을 되찾았습니다.

그렇게 위기의 상황에서 마술의 도움으로, 용기와 자신감을 얻게 된거죠.

그런데, 마술에 푹 빠진 저는 학업에 미처 신경쓰지 못했고,

고등학교 진학문제로, 부모님께 큰 실망을 안겨드렸습니다.

저와 부모님은 앞으로 닥칠 미래에 대한 막막함에 힘들었습니다.

적잖게 실망하신 부모님, 그리고 가까스로 회복한 제 마음의 상처가 되살아나면서,

결국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한 저는, 마술을 포기한 채

함께 공연하자며 연락주던 형들과도 더 이상 만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다시 우울한 모습으로 생활하다, 동생의 권유로 연주회에 앞서

마술공연을 하게 되었고, 부모님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멋있다는 부모님의 칭찬에 다시 마술을 하고 싶어졌습니다.

저를 향한 관객들의 박수갈채 소리가 아직도 귀에 맴돌 정도로 용기가 됐거든요.

이젠 절 위해서가 아니라, 저와 같이 힘든시절을 겪고있는 사람들을 위해

공연을 합니다. 남 모르게 눈물흘릴 저와 같은 위기를 겪은 친구들을 위해

마술로, 즐거움으로 용기를 주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빠엄마... 그간 못난 아들때문에 속 많이 상하셨죠?

제가 상처를 극복할 수 있도록 기다려주시고 도와주시고 격려해주신

부모님... 앞으로는 기대해주세요. 정말 사랑합니다...

 
 
사연보내주신 최용호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