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19일 3시 32분...
저와 아내에게 가장 큰 선물인, 아이가 태어난 순간이었습니다.
고맙게도, 약한 몸을 가진 엄마가 행여나 고생할까봐
초산인데도 진통 세시간만에 태어나줘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아이의 얼굴을 처음 본 순간, 탯줄을 자르던 순간,
처음 품에 안아보던 순간들이 어찌나 떨리고 가슴이 벅차오던지....
아직도 그 순간이 제 머릿속에 생생한게, 잊혀지질 않네요....
그런데 기쁨도 잠시, 제겐 고민이 생겼습니다.
손주가 태어났다는 기쁜 소식을 처가에는 알릴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아내와 저는 작년부터 같이 살고있습니다.
하지만, 예식은 올리지 못하고 혼인신고만 한 채로 살았죠.
지금까지 결혼허락을 받기 위해, 장인어른, 장모님을 찾아뵈었지만,
결국 승낙 받지 못했고, 아내는 도망치듯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채 저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아이를 갖게 된 후로도 몇 번이고 찾아뵈어 축복해주십사 했지만.
굳게 닫혀버린 어른들의 마음은,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출산까지 산모에게 필요한 것들은 저희 부모님께서 도와주셨기에
오늘날 세 식구 가정을 이룰 수 있었죠.
가끔은 서운한 생각이 듭니다.
사위사랑은 장모라며 처가자랑을 늘어놓는 동료들을 볼때면
제 처지가 너무나 한심스럽기까지 하니까요.
하지만 1년이라는 세월이 흐른 지금은. 저는 인정해주지 않아도 좋으니,
저 하나만 믿고 불효를 저지른 당신들의 딸만큼은
찾아봐 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가 아무리 노력해도. 부모님께 받는 사랑은 대신할 수 없으니까요...
하지만, 우리 사랑의 결실인 아이를 보며, 비록 초보아빠,엄마지만
인정받는 그날까지 열심히 살기로 다시한번 다짐해봅니다.
결혼 1주년이나 다름없는, 오늘... 모닝쇼 가족들에게 만큼은 축하받고싶네요.
사연보내주신 조경준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