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와 함께

오늘 오후  4시 30분  쯤 하늘을 보았습니다.
하늘은 파랗고 하얀 구름은 얼음 성을 만들고 있었지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구름이 적란운이구나.....  소낙비 구름을 만들수도 있다는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호미를 들고 밭으로 갔습니다.
김을 메고 있는데 옅은 먹구름이  해를 가려 주어 고마웠습니다.
그런데 조금 있으니까 금방이라도  소낙비가 쏟아 질 것 처럼 진한 먹구름이
하늘을 감싸  버리더군요.
이내 우르릉 쿵쾅  우르릉 쿵쾅 하면서 거센 소낙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다행이 소낙비는 한시간만에 그치더군요.
비 구름이 사라지면서 조금  남은  비가 잔잔하게 내릴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두 딸 아이들을 불러서 같이 오이며 수박이며 참외 ,  호박 ,고추등을
심어 놓은 밭으로 갔습니다.
두 딸아이들은 키큰 옥수수와 제법 크게 열린 수박 그리고 노오랗게 익어가는
참외를 보면서 신기해 하더군요.
호박, 오이, 참외, 가지등 한 광주리 따서  이고  오는데 갑자기 부자가 된
느낌이 들더라구요.
광주리를 들고 오면서  잔잔하게 내리는 비를 맞는 데 시원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아, 이거야 이 비를  맞으며 아까 못 다한 김을 메는거야......
요  며칠 날씨가 더워서  일 하느라 땀을 비 오듯 쏟았거든요
그래서 오늘 이 비가 이렇게도 시원하고 제 기분을 확 바꿔버렸나 봅니다.
맞이요 짜여진 틀이나  형식은 중요하지 않잖아요.
비를 맞으며 김을 메면서 생각했습니다.
차를 타고 가다가  비를  맞으며 김을 메고 계신는 할머니를 볼 때느 얼마나
힘드실까  비를 다  맞으며 일을 하고 계시네.... 하면서 불쌍하게 측은하게
생각했는 데 꼭 그렇지만은 않은거구나......
비록 남들이 차를 타고 지나가다기 사람들이 제가 했던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분들에게 전해 드리고 싶습니다.
오늘  제가 맞은 비는  고마운 단비일 뿐 아니라 그 동안 흘린 땀을 싹 씻겨
준 시원하고 달콤한 청량 음료같은 저의 갈증을 해소 시켜준 참비였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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