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다섯. 한 남자의 아내가 되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엔
아직 뭔가가 채워지지 않은 듯한 그때. 저는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자식에겐 헌신적으로 사랑을 주던 부모님 세대와 요즘은 많이 다르지만
모성애 만큼은 세대를 망라하고, 변함 없다는 것을
아이를 낳고 알게 되었네요.
아이를 낳고, 3개월의 출산휴가가 끝날무렵.
저는 복직을 해야하기에, 모유대신에 분유를 먹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이가 분유는 입에도 대질 않더라구요.
달래고 달래서 어렵게 먹였는데,
어찌된 일인지 모두 토해내고 설사를 하며 심한 탈수증상을 보였습니다.
초보엄마가 얼마나 놀랬겠어요.
부랴부랴 병원으로 달려갔더니. 아이에게 글쎄 '분유 알러지'가 있다네요.
어쩔수 없이, 육아휴직을 하게 됐습니다.
제 몫을 감당할 사무실 직원들에겐 미안했지만,
3개월짜리 아이가 먹을 수 있는 건 모유밖에 없었기에 내린 결정이었죠.
한번 먹은 분유로, 병원에 입원해 앓는 모습을 볼땐 정말 힘들고 속상했지만
제 손으로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점은 어느 정도 위안이 되더군요.
그러다 복직을 했고, 손주를 끔찍이 여기시는 시부모님께서 봐주신다기에
주말에만 완주 시댁에 가서 아이와 만날 수 있었습니다. 주말부모가 된셈이죠.
하루를 바쁘게 일하는 저도, 순간순간 아이의 얼굴이 아른거리는데
엄마와 떨어져 지내는 아이는, 얼마나 엄마아빠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자라면서 부모의 빈자리를 실감하는지, 일요일 저녁 헤어질때마다
울음보를 터뜨려, 돌아서는 부모마음에 생채기를 냅니다.
지난 주말엔 유난히 뗴를 쓰고, 서럽게 울어 마음이 불편했는데.
늘 기다려지는 금요일저녁...퇴근 후면 아이를 보러 갈 수 있겠네요...
끝으로, 지극정성으로 아이를 돌봐주시는 시부모님께 감사드리고,
엄마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도, 건강하게 잘 자라주는 아들 도운이,,사랑합니다.
사연 보내주신 하은숙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