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4일 방송분

장마철이면 무릎 아프다 시름하시던 소리도.

불볕더위에 항상 들던 꽃무늬 양산도. 이젠 제 곁에 없네요...

딱 이만큼 무덥던, 6년전.. 2002년 여름.

남편의 계획아래 우리 가족은 동해일주 여행을 떠났습니다.

하지만 계획과는 다르게, 첫날 서울에 계신 친정엄마를 찾게됐습니다.

 

그냥 엄마가 보고 싶었거든요. 강원도로 떠나기 전 들렀다고 했더니.

엄마도 친정인 강원도 춘천에 가고 싶다고 하시는거예요..

몇십년간 친정에 발길하지 않으시던 엄마기에 저는 의아했죠.

하지만 어쨌든 엄마를 모시고 춘천으로 향했고,

통일전망대에 들러 오랜만에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엄마는 춘천을 좀 더 둘러보고 싶다고 하셔서,

외가에 내려드리고 우리식구끼리 또 다시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여전히 마음에 걸리더라구요,,,

지난 몇 십년간 찾지 않던 고향이, 갑자기 그리워졌다는 엄마가 말이죠...

여행중에는 물론 평소와 다를 것 없이 행동하셨던 엄마고,

또 괜한 제 조바심인가 싶어. 애써 걱정거리를 지웠지만.

가슴 한 구석이 불편한건 어쩔 수 없는거 있죠.

 

그렇게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을때까지만해도,

춘천에서 한 엄마와의 여행이,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줄....미처 몰랐습니다.

엄마는 감기 증상으로 시작해, 몇 달을 끙끙 앓으시더니.

갑자기 폐암으로 시한부를 선고받으셨어요. 그때서야 몇달 전 여행이 생각났죠..

엄마도 몸이 안 좋은 상태인지 모르셨지만

본능적으로 마지막 고향땅이 보고 싶으셨던 모양이예요..

그간 자식들 키워내느라 고생만 해 오신 엄마.

이제야 그간 받은 사랑, 효도로 되갚아 드릴 수 있게 됐는데.

항암제와 방사선치료 후유증에 시달리시다가 2년 만에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처음이자 마지막이 되어버린 여행.

함께 찍은 사진에서 엄마는 환하게 웃고 계시네요..생전에서 그랬듯 한결같이..

내일이면 엄마 기일입니다. 하늘에서 지켜보고 계시겠죠?

엄마가 없으면 슬퍼할까봐 낳으라고 한, 막내도 잘 자라고 있어요. 지켜주세요....

엄마,,,, 사랑합니다... 언제나 고맙습니다...

 

사연보내주신 김정옥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