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방송분

제 나이 58. 늦은 갱년기로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몸이 많이 안 좋아져서, 매일 해오던 가게일도 힘들어지고.

성격도 많이 예민해져서, 모임이나 주변에서 사람들 대하기도 쉽지가 않더라구요.

애들 다 컸는데 무슨 부부싸움이냐 하겠지만

무뚝뚝한 남편과 서먹한 시간도 많았네요, 생각해보니까.....

다섯 남매 키우랴, 시어머니 모시고 살림하랴

따듯한 말 한마디 건네준 적 없는 남편과 살기까지

제 자신이 그동안 너무 고생했다 싶어.

이혼하고 혼자 살까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자나깨나 제 걱정인 딸이 주말마다 찾아와

집안일도 도와주고, 이리저리 바람도 쐬자고 하지만.

유별난 제 인생의 은퇴식을 치르느라 식구들이 고생이 참 많았답니다.

그러다가 언젠가는 새 식구가 된 막내사위가 컴퓨터를 한대 장만해줬습니다.

웨딩사진등이 홈페이지에 있으니 자주 보라고 말이죠.

한참을 웃었네요.

여태 컴퓨터 근처도 가본 적 없는 저희 부부한테 인터넷이라니요...

하지만 친철하게 가르쳐 준다길래.

못이기는 척 컴퓨터를 들여놨는데,

제가 글쎄 이놈한테 푹 빠져버렸네요.

 

남편은 기껏해야 화투나 치는 실력밖에 안되지만.

저는 이제 미니홈피 관리도. 이렇게 모닝쇼에 사연을 남길 수도 있게됐습니다.

벌써 몇시간째 앉아 키보드를 두드리는 저지만

새로운 세상을 만난 요즘이 너무 즐겁네요.

새로운 관심사가 생기니, 기분도 좋아지고 생활이 즐거워졌어요.

물론 그간겪었던 우을증도 모두 이겨낼 수 있었죠.

앞으로는 모닝쇼에 우리 손주 사진도 올려서 자랑하고 싶습니다.

늦깎이 모닝쇼가족이 된 저, 환영해주실거죠?

 

 

사연 보내주신 정옥주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