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 방송분

 

지금 껏 저는 아빠와 단둘이 살면서 바람앞의 갈대처럼 위태롭게 살아왔습니다.

아빠는 제게 늘 이런 사람이었습니다.

'이용만 당하는 바보같은 사람,,, 딸한테 짐 지워주는 무책임한 사람...'

힘들 때 속 시원히 얘기하고 길을 못 찾아 방황할 때,

이끌어주는 형제가 없었어요.. 그래서 모든 상황을 원망하면서만 살았죠..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는

낮엔 세상걱정 없는 밝고 명랑한 외동딸인척 내가 아닌 생활을..

일을 마치고 저녁에 집에 와서는

지붕이 내려 앉은 것 마냥 우울하고 침체된 생활을 했습니다.

이렇게 겉과 속이 다른 생활을 30년 넘게 하며 살았더니

나중엔 어떤 모습이 진짜 내 모습인지 헷갈리기 시작 하더군요.

이런 모든 상황이 아빠탓이기만 한 제 짧은 생각은 변함없이 말이죠...

 

 

내 자신만 생각하자, 나 하나면 된다 마음을 다스리던 제게

간경화와 위암으로 병원에 입원하신 아빠가

얼마 전 부터 저를 혼란속에 빠뜨렸습니다

제가 퇴근해 집에 온 기척이라도 있을라 치면

죽부터, 마음이 담긴 작은 봉투까지 들고 찾아와

아빠의 안부를 묻고 걱정하는 사람이 점점 늘었거든요...

“너희 아빠는 법 없이도 살 사람이다.. 그런 사람 세상에 또 없을거다....”

내가 돌봐줘야 할 존재라서 거추장스러웠고,

도움을 얻을 수 없으니 필요 없는 존재라 생각했던 아버지가 갑자기

크고 자랑스러운 존재로 여겨졌습니다.

아빠가 곁에 있어서 다행스럽고, 그 덕에 이렇게 예쁘게 자랐다는 것을

이제야 깨달았거든요,,,세상에 하나 분인 아빤데,,,

 

못난 딸이 제대로 모셔드리지 못해,

아빠는 병마와 외로운 싸움을 하고 계십니다.

무슨 말을 해도 이해 못 할거라는 생각에, 진지한 대화한번 못해봤는데.....

이젠 아빠한테 말해야겠습니다.......아빠. 딸 순화가 아빠 사랑하는 만큼,

결혼해서 행복한 모습 보여드릴게요,, 그때까지 건강하게 살아주세요...

우리 힘들었던 지난 일 다 잊고, 앞으로 행복한 여생만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