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열 살과 세 살, 그리고 갓 7개월 된 아기까지,
세 명의 아이를 둔, 그리고 지적 장애 학생들을 가르치는 특수교삽니다.
안팎으로 할 일이 많지만, 늘 뒤에서 도와주시는 시어머니덕에
첫 아이 낳고부터 지금까지 지치지 않고 잘 달려왔네요..
모닝쇼 가족들에게 시어머니 얘기를 꼭 한번 들려드리고 싶었는데
이제야 기회가 닿네요..
큰 아이가 5개월 됐을 무렵. 여수로 발령을 받아
남편과 아이를 시어머니께 맡기고 주말에나 올라올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여수에서 지낸 4년 동안 어머니의 도움덕분에
둘째까지 낳아 기를 수 있었죠. 제가 전주로 돌아올때 어머님은
행여나 짐이 될까, 아이는 낮으로 돌봐줄테니 따로 살자고 하셨지만.
육아문제로 힘들던, 이기적이고 얌체같은 며느리 때문에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사람이 참 간사하죠...
어머님께 죄송하다 죄송하다 생각하면서도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주시는 어머니 덕분에 게을러져
점점 살림과는 거리가 멀어지게 되더군요.
아침을 차릴라 치면, "더 자둬라~ 뭐 별로 할것도 없는데"
손을 다쳐 깁스를 하고 있으면 "내가 먹어주마"
퇴근 후 돌아오면 "피곤할텐데 좀 쉬어라"
아이는 봐줄테니 낳고 싶으면 낳으라는 말씀에
뻔뻔한 저는 갖고싶던 셋째도 낳았습니다. 그런데 입덧 심한 저 때문에
어머니의 며느리 시집살이는 더욱 심해지셨죠. 끼니마다 식사에 간식에
입맛 돋우는 음식까지 챙겨주셨으니까요...
그러던 어머니가 갑자기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해 계십니다.
그 연세에 세 아이 돌보느라 힘에 부치셨을텐데, 밤마다 들리던
어머님의 안마기소리에 가슴아프면서도 저는 아무것도 해드리지 못했네요..
어미 몸을 갉아먹고 태어난 아기 우렁이는 엄마 껍질이 물 위로 둥둥 떠오르면
"야~ 우리엄마 뱃놀이 한다"며 철없이 좋아한다죠.
편찮으신 어머니보다,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나~ 하는 이기적인 마음이 드는,
이 못된 며느리 마음과, 철없는 아기 우렁이와 뭐가 다를까요?
어머님의 깊은 사랑을 깨닫게 하려고 잠시 자리를 비우시나 봅니다.
어머니! 조금만 쉬시고 빨리 낳으세요 !.. 그리고, 사랑합니다.
사연 보내주신 황승미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