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3학년 시절...
부족한 가정 형편 때문에 저는 대학인 아닌 취업을 준비해야 했습니다..
물론 강요하는 사람은 없었지만, 대학에서 장학금을 받을 성적도 아니었고,
빨리 자리를 잡는 게 여러모로 좋겠다... 싶어 여기저기 알아보던 중..
아버지 친구분 사업장에 취직했습니다.
새 건물에 전선을 들여오고,,, 전기를 공급하는 일이었는데,
일은 생각보다 빨리 손에 익었고, 그렇게 2년 동안 열심히 일해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죠.
그러던 어느 날.. 작업도중 파트너의 실수로 사고가 생겼고,
그 사고로 인해.. 저는 왼쪽 발가락 2개를 잃고 말았죠..
4년이 지난 지금 회복되긴 했지만, 오른 발과는 다른 왼발이 전 너무나 창피했습니다.
다행히 새끼발가락 쪽이라서 생활에 불편은 없었지만,
그 때문에 저는 더운 한 여름에도 두꺼운 양말을 신는 습관이 생겨버렸죠..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얼마전.. 여자친구가 생겼는데, 자꾸 찜질방에 가자는 겁니다.
몇 번은 이래저래 핑계를 대며 피했지만,,, 더 이상 피할 수가 없었죠..
지금까지 말을 못한 것도 미안하고 혹! 내 발을 보고 싫어할까봐 겁이 났습니다.
하지만 더 이상 피할 수 없어 말을 했는데, 여자친구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 그랬구나... 근데, 그게 어때서? ' 라는 겁니다.
" 장수씨보다 더 많이 다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걸 창피해하면
그 사람들은 어떻게 하라구.. 사고는 사고일뿐야... 부끄러워하지마.. "
그리곤 여자친구 손에 이끌려 처음으로 찜질방에 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족 외에는 보여주지 못했던 제 발을 여자친구에 보여줬죠.
오히려 '생각보다 괜찮다' 는 한마디에 갑자기 자신감이 생기더라구요.
그리고 얼마 전.. 여자친구에 선물을 받았습니다.. 바로 멋진 '샌들'
그거 신고, 곧 다가올 휴가 때.. 바닷가를 놀러 가자고 하더라구요..
천사같은 제 여자친구.. 너무 사랑스럽죠?
참여해주신 박장수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