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가장 큰 스트레스는 아침에 옷장 앞에 서서 옷을 고를 땝니다.
예쁘게 차려입어도, 거들떠보지 않는 푸짐한 몸매에 아줌마지만,
그래도 여자인지라.. 조금이라도 날씬해 보이는 옷 입고 싶고, 젊어 보이는 옷 입고 싶고 그러네요..
그 날 역시.. 한참을 뒤적거려서 옷을 꺼내놓으니
남편은 아침부터 인상을 쓰더니 짜증을 잔뜩 꺼냅니다.
늦겠다는 둥,,, 대충 아무거나 입지 어디 잘 보일 데라도 있냐는 둥...
그렇다고 정말 대충 입으면 자기 체면 깎인다고 핀잔주면서 말이죠.
사실... 저와 남편은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거든요...
그러다 결국 한바탕 했습니다.
자기만 다 챙겨입고 현관에서는 빨리 나오라고 소리를 버럭 지르더라구요
그럴거면 혼자 버스타고 오라고,, 어찌나 서럽고 짜증이 나던지... 눈물이 났습니다.
결국은 어제 입은 옷에 블라우스만 바꿔 입고 아무 말 없이 나갔습니다.
당연히 그 후 부턴 남편과 한마디도 주고받지 않았구요.
그러다 퇴근길.. 집 앞에 도착하더니..
뒷 좌석에서 조용히 종이봉투를 하나 꺼내는 게 아니겠어요?
아침 일이 마음에 걸렸는지 점심시간에 시간 내 사 온 모양입니다..
또 거기서 눈물이 핑돌지 뭡니까? 언젠가 백화점 쇼윈도에 걸려있던 하얀 투피스.
없는 살림에, 그래도 남편이라고 브랜드 있는 옷 사주고, 싸구려 옷만 입게 해서 미안하다면서요..
저는 집에 와서 남편 몰래 얼마나 울었는지 모릅니다...
그런데요.. 입어보니, 옷이 좀 큰 거 있죠 ? 마누라 사이즈도 모르고,,,,
뭐.. 저를 뚱뚱하게 봤다는 게 서운하긴 하지만, 생각하는 마음이 예뻐서 봐 줄려구요...
앞으로는 이 옷만 입고 다녀야겠어요.. 아니, 아까워서 못 입을지도 모르겠네요~
참여해주신... 박지영 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