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기야! 우리 아기 낳는 걸 조금 미뤄야겠어~"
갑자기 일을 하다 말고, 남편한테 전화를 걸었습니다.
저희 부부는 결혼한 지 이제 1년하고 4개월이 아직은 신혼입니다
원래 올해 아이를 갖기로 했지만. 제가 하는 일 때문에 내년으로 미뤘고,
또 전화를 해서 무한정 기간을 미뤘습니다..
제 나이 서른 하나... 생명이라는 게 제 맘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에
당연 신께서 주시는 거라면 고맙게 받아야 하는 게 맞지만
요즘에는 이것저것 고민이 많다보니 자꾸 늦추게 되네요..
" 나 아기가지면 자기 혼자 벌어야 하는데, 그 돈 가지고 우리 셋이서 살수 있겠어?"
무심코 던진 말...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니 내가 왜 그런 말을 했나 싶었습니다.
남들은 대출이자에 시부모님 용돈에 외벌이로 살면서 아기까지 낳아 잘 살고 있는데
왜 저는 만족하고 살지 못하는 건지..
그것도 모자라 남편에게 돈 조금 번다고 상처주는 말까지..
갑자기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항상 받기만 하고 이해해주기만을 바라는 제 이기적인 생각이
결혼을 하고 나이가 들면 나아질까 했는데,,,오히려 욕심이 더 커져만 가는 거 같습니다.
싸우고도 항상 저에게 먼저 미안하다는 말로 화해하는 착한 남편..
저에게 조금이라도 더 잘해주기 위해 열심히 일하고 있는 남편..
그런 그에게 아무것도 해 주지도 못하고 상처만 준 나...
생각해 보니까요... 남편이 조금 벌어오는 게 아니라 제 씀씀이가 큰 것 같더라구요.
지금부터라도 더 절약하고 아끼면서 살아야겠어요.
그래서 오늘 저녁은... 남편의 발을 씻겨주려 합니다.
저를 위해.. 앞으로 태어날 우리 아이를 위해 열심히 뛰고 또 뛰는 남편...
"자기야...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전주 평화동에... 정수연씨..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