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 방송분

 

우리 아버님은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언제나 유쾌하시고, 매사에 적극적이신 신세대이십니다

중견 탤런트 뺨치는 외모에

다리지 않은 옷은 절대 걸치는 법 없으시고

생신 선물로는 옷을 가장 좋아하시는 그야말로 멋쟁이시죠.

물론 어머님은 항상 못마땅해 하세요

“니 시아버지는 어디 딴 살림 차렸나보다.” 하루는,

“저 나이에 주책이야 정말~쭈글쭈글한 영감탱이가 멋부려 봤자지...”

그래도 멋진 모습의 아버님과 외출하실땐

유난히 어머님 자신도 거울을 꽤나 많이 들여다 보신답니다.

며칠 전 정말 웃지 못할 사건이 있었습니다.

모임에 나가셨던 아버님께서 친구분이랑 다투던 끝에

친구분이 아버님의 이마를 들이받아 눈두덩이가 조금 찢어지셨던 모양이예요.

응급치료만 하신 채 집으로 돌아오셨는데

역시나 호탕한 웃음을 지으시며 아무것도 아니라고 하십니다.

당시 어머님은 안계셨고, 제가 급히 상처를 손봐드렸죠.

곧 어머님은 들어오셨고, 반창고가 크게 붙은 아버님얼굴을 보고는

무척 놀라하셨습니다.

나중에서야 알게 되신 어머님은

“그러길래~ 집에좀 있지, 모임이라는 모임은 왜 다 끼어들어서 난리유~”

하고 돌아서셨지만,

저는 어머님이 혼자 중얼거리시는 말을 들었답니다.

“그 잘난 얼굴 흉터라도 남으면 어쩌나 몰라 ~ ”

젊은 시절 잘나가시던 아버님 덕분에

맘고생 꽤나 하셨다는 어머니, 그래도

아버님 얼굴에 흉터남는건 꽤나 걱정이신 모양입니다. 아직, 귀여우시죠?

 

남원시 왕정동에서 안현숙씨 사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