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은 할아버지 할머니, 아빠 엄마, 그리고 저와 동생까지.. 6명이 함께 살고 있습니다..
오늘 제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할아버지 할머니인데요.
올해 여든이 되시는 할아버지와 일흔 일곱 되신 할머니는 아직 농사일을 하실 만큼 정정하십니다.
'사랑의 유효기간이 몇 년 이다.' 는 말은 50년을 함께 해 오신 두 분께 어울리지 않는 말이겠죠..
하지만 ... 두 분은 만났다 하면, 큰 소리가 납니다.
“ 저번에 꿔간 돈 왜 안 주는거여 ~ ”
“ 그 놈의 담배는 고만 피울 수 없는 겨? ”
“ 저승사자는 뭐하나 몰러 ~ 저 영감탱이 안데려가고 ~ ”
보통 이런 사소한 내용들이지만, 언제나 상황은 심각합니다.
할아버지의 취미는 바로 새벽에 라디오 들으면서 마늘 까는 일입니다.
실력도 수준급이죠. 덕분에 저희 어머니는 마늘 깔 일은 없다며 좋아하시더라구요..
아침잠이 없으신 할아버지.. 그 덕에 두 분은 새벽에 다투면서 하루를 시작하십니다.
그러니 종일을 다투실 수 밖에요...
그 연세에.. 아직도 다툴 힘이 있으신가 싶기도 하다가, 어떤 땐 듣고만 있어도 웃음이 납니다.
그런데 신기한 건, 그렇게 싸우시면서 하루도 떨어져 있으려 하시질 않습니다.
특히 할아버지가 더욱 그렇죠..
할머니가 어린 친척동생 돌보러 서울에라도 다녀오겠다시면, 절대 허락하시지 않는 겁니다.
두 분이 함께 가실 수 없는 상황이 아니면, 할머니도 당연히 못 가시는 거죠..
말로는 '옷 찾아입기 귀찮고, 싸울 사람 없으면 심심해 그런다..' 하십니다.
하지만, 할머니가 조금만 늦게 들어오셔도 식사도 안하고 기다리시고,
여기저기 전화 넣어 보라는 할아버지의 모습에서 저는 두 분의 오랜 사랑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
아직도 귀여운 사랑을 알콩달콩 하시는 두 분.. 너무 보기 좋지 않나요?
참여해주신.. 김미란 양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