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방송분

저는 집에서 교육청에 허가를 받아 피아노 개인레슨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말부터... 수업을 받는 학생 중 하나인 종진이가 부모님의 사정으로..
다섯 살배기 동생 혜진이를 데리 와 수업을 받았고,
혜진이는 오빠가 레슨을 받는 동안 옆에서 시간을 보내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다른 아이들의 레슨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숨이 넘어갈 듯한 아이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부리나케 달려가 보니 혜진이의 이마에서 피가 줄줄 흐르고 있었죠.
알고 보니 오빠인 종진이가 연습이 끝난 후, 무동을 태우다 내릴 때..
그만 이마를 모서리에 부딪혔던 겁니다. 저는 너무 놀라 정신이 없었고 아찔했습니다.
그래도 조치를 취해야 했기에 일단 피가 흐르는 걸 솜으로 막고 응급실로 갔습니다.
의사선생님은 이마가 깊이 패였다며 여자아이니 성형외과에 가서 꿰매야한다고 하더라구요..
가까스로 마음을 가라앉힌 저는 그제야 혜진이 엄마에게 전화를 했고,
잠시 후 엄마가 왔습니다. 저는 할 말이 없었습니다.
' 다섯 살..그것도 여자아이의 얼굴을 꿰매야 한다는데, 얼마나 속상했을까.. '
그런데 오히려 제게 괜히 아이를 보내 이런 일을 겪게 해 죄송하다며.. 저를 안심시키는 겁니다..
저도 딸을 키우고 있지만, 그 상황에 속상한 마음 애써 감추고 그러기가 쉽지는 않을텐데,
저를 안심시키고, 제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려 노력하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아이 울음소리만 들리면 놀란 마음 감추기 힘들지만,
그 때 마다 침착하던 혜진이 어머님의 모습을 떠올립니다.
그 마음이 너무 고마워서 말이죠..
너무 귀엽고 예쁜 혜진이.... 부디 흉터 없이 예쁘고 건강해지길 기도합니다.
 
 
 
사연참여해 주신 군산에 김양월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