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0일 방송분

 딸아이가 며칠 전부터 퇴근한 제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며 몇 번이고
거듭 약속을 받아 냈습니다..
"엄마~! 이번엔 꼭 와야 돼~!선생님께 벌써 말씀 드렸단 말야~"
 저는 한숨을 내쉬며..."알았어.. 이번엔 꼭 노력해볼게~" 약속을 하긴 했지만
벌써부터 회사에 뭐라 말해야하나 걱정이 되더군요.
 매번 있는 참관수업...아이들이 수업 받는 것도 보고, 담임선생님..
그리고 같은 반 엄마들과 얼굴을 익히는 자리라고 할 수 있는데...
직장에서 자리를 비우기가 쉽지 않아 아이에게 미안했던 게 여러 번이었거든요.
 그런데, 이번에는 다행히 시간을 뺄 수 있었고..
부푼 마음을 안고 학교에 도착했죠.
나름대로 멋을 낸 엄마들이 제법 교실에 모여있더군요.
 아이를 찾아내 눈 도장을 찍자, 딸아이 역시 기분이 좋아졌는지..주위친구들에게
엄마가 온 걸 확인시켜주더군요.
 그리고 잠시 후, 주위를 둘러보니 엄마들끼리 삼삼오오 짝을 이뤄, 이런저런 얘길 나누는데..
한 두 번 만났다고 하기엔 너무도 친숙해 보였습니다.
아이들 교육문제며, 담임선생님의 성향 등등..
 뭐..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솔직히 좀 끼기도 그렇고...
혼자 교실귀퉁이에 서있었죠..
 그렇게 어색한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 수업을 지켜본 뒤...일정이 마무리되는 듯 했죠.
잠시 뒤, 엄마들이 우르르 일어나더니 점심식사를 하러 가자고 하더군요.
 뭐..저야, 직장 때문에 동석하자해도 따라나설 수 없는 형편이었지만...
그래도 어느 누구하나 말 건네는 이가 없더군요..그 어색함이란 이루 표현할 수 없었죠..
 
 아이들에게 ‘왕따’ 라는 게 있다면, 엄마들 사이에서도 잘 어울리지 못하는 엄마를 지칭해
 ‘엄따’ 라는게 있다는 인터넷기사가 떠오르더군요.
아이친구 엄마들끼리 친구가 되고 ..또 엄마끼리 친한 사이는 아이들끼리도 친하게 되는데..
 먹고사는데 바빠 학교에 얼굴한번 내비칠 시간이 없으니, 당연히 엄마들과도 안면 익힐 시간이
없는 건 당연지사...! 그런데, 행여 우리 아이가 이 못난 엄마 때문에 친구 사귀는데
지장이 있지는 않을까....학교를 돌아 나오는 발걸음이 무겁고 씁쓸하게 느껴졌습니다.
 
 
 
전주시 평화동 유숙경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