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6일 방송분

여고 1학년생인 우리 딸..하복을 처음 입던 날, 거울 앞에 서서 요리보고 조리 보고 하더군요..
"그만하면 예뻐~! 버스시간 늦겠다....빨리빨리 준비해~"
재촉을 하다 딸내미 팔에 있는 흉터에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마음이 너무 아팠죠...
 
 그 날, 밤늦게 학교에서 돌아온 딸이 그러더군요..
자기 팔에 있는 흉터를 처음 본 친구들이, 깜짝 놀라면서 끔찍한 표정을 짓더랍니다.
“그래서, 우리 딸 마음 아팠겠네??”  그러자...
"난 아무렇지도 않아~ 하루 이틀 있는 일도 아니고...
근데, 엄마도 친구들처럼 내 팔 징그러워?" 대답대신 딸내미를 꼭 안아 주었죠.
 딸아이가 첫 돌 지난 지 얼마 안 돼, 콩나물국을 팔팔 끓여 조금 식혀서 먹인다고
한 그릇 떠놓고 밥을 푸는 순간...자지러질 듯한 울음소리와 함께,
뜨거운 콩나물 국그릇이 방바닥에서 나 뒹굴고 있었죠.
 순간에 일어난 일 어찌할 줄 몰라 허둥대다 숨넘어갈 듯,
울고 있는 아기를 욕실로 데려가 샤워기로 온몸에 물을 뿌려주고는 얇은 옷을 벗겨보니..
오른팔과, 얼굴 턱, 가슴... 여린 아기살은 금방 여기저기 부풀어올라 있었습니다.
 저는 겁에 질려 울고만 있었죠..그 소리를 듣고 무슨 일인지 달려온 옆집 아주머니..
놀라서 우는 저를 대신해 아기를 안고 가까운 병원으로 뛰어가 주셨죠..
 다른 곳은 상처가 아물면 괜찮지만 가슴에 입은 화상은 위험하다기에,
응급처치만 받고 대형병원으로 옮겨야 했는데..
저의 부 주위로 아이는 입원까지 하게 되었죠...
 다행히 열흘 후 퇴원해 통원치료 하게 됐지만, 화상부위가 제일 깊었던 팔보다
치명적일 수 있다는 가슴에 신경 쓰느라 결국 흉한 상처를 남기게 된 팔..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그 흉터로 상처를 받으면 어쩌나..참 많이 걱정했는데,
워낙 긍정적인 성격 때문인지 오히려 자기를 상징하는 마크 같다며 웃곤 하죠.
 늘 학교나 주위 어른들로부터 싹싹하고, 예의 바르다는 칭찬을 많이 듣는 우리 딸!
대학생이 되면 예쁘게 성형수술 해 달라며 밝게 웃는 딸이
정말 대견하고 사랑스럽습니다.
 지금처럼 구김살 없이 잘 자라주길...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정읍시 연지동 이순영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