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방송분

저녁 식사를 하고 난 후, 남편이 어디론가 전화를 합니다..
"잘 시내시죠?~지난번에 물 샌다던 화장실은 괜찮습니까?
 아~그래요?..온수는 잘 나오구요?.." 흐뭇함이 묻어나는 전화통화...
설거지를 하고 있던 저도 웃음이 절로 납니다..
 남편이 전화한곳은 바로 우리 집, 다시 말해...다음달이면 우리가 살게 될
남편과 제 명의로 된 집이죠.
 올해 나이 쉰....그런 남편이 몇 달 전, 50평생 처음..자기 이름으로 된
집을 장만했습니다..늦은 나이에 결혼해 월세방부터 시작한 신혼살림...
 결혼 전, 큰 어려움 없이 생활했던 제게 그런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았죠.
아무리 아끼고 아껴 생활해도 가족 행사며, 사람 사는 도리 챙기다보면
아이 둘 학원 보내는 일도 몇 번을 망설여야만 했죠.
그렇게 어렵게 전세 집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내 집 장만을 목표로 허리띠를 졸라맸지만, 목돈이 조금 모아졌다 싶으면
그 몇배로 뛰어오르는 집 값 때문에 사는 동안에 내 집 마련은 힘들 것 같다...포기한 적도 있었죠.
 그러다 얼마 전, 지금 사는 곳에서는 좀 멀지만
첫 눈에 반해버린 그 집을 발견하게 됐죠.
 엘리베이터 공포증이 있는 제게 딱 맞는 5층 건물에,
한 겨울에도 햇볕이 잘 드는 남향이었으며... 앞을 가로막는 고층건물이 없어
전망도 좋았습니다. 좁은 평수이지만 아이들에게 방 하나씩을 내 줄 수 있게 됐고....
 김장하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베란다...그리고 부엌이 함께 딸린 거실은 좁아 보이기 보다는
아늑해 보이기까지 했죠...게다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돈에서 크게 무리하지 않아도 되는
적당한 수준이니 더욱 좋았죠.. 그렇게 우린 망설임 없이 서류들을 준비해 계약을 마쳤죠.
 아이들을 데리고 가 집을 구경시켜주고 돌아온 날,
맥주와 치킨을 시켜놓고 조촐한 파티를 했습니다.
 그동안 열심히, 또 성실하게 살아온 우리 부부... 그리고 그런 생활에 큰 불평없이
잘 따라 준 아이들..모두를 위한 자리였죠.
 남편은 뿌듯한 표정으로 내일 아침도 그 집 앞을 지나 출근 할 겁니다...
그리고 우리집이 잘 있나 고개를 돌려 확인해 보겠죠~분명 그 집은 잘 있을 겁니다.
 
전주시 효자동 임윤숙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