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는 날 아침.. 현관문 앞에서 투덜투덜 대며 요란스럽습니다.
무슨 일인가 하여 나가보니 중1인 딸 애가 우산 살이 빠졌다며 버리라고 내 던지며 새 우산을 펼치며 들고 나갑니다....
한 쪽 귀퉁이에 무심코 던저져있는 검정 우산을 보니 문득 제가 어렸을 때의 우산 때문에 겪은 일이 생각이 납니다...
항상 비오는 날이 싫었던 나...5남매 중에 둘째 위로 오빠하나 밑으로 동생셋인 나는 형편도 넉넉하지 못한데다 비가오면 정말 우산이 귀했습니다.
살이 부러진 우산은 하얀 실로 칭칭 매어지고 녹이 슬어 버린 우산은 펴지지도 않고 그 중 제일 쓸만한 우산은 중1인 오빠가 쓰고 폼나게 걸어갑니다.
저의 어머니는 비를 맞으며 이집 저집 우산을 구하러 다니지요.
저와 제 동생들은 어디서 빌려왔는지 녹슬은 우산, 꿰멘 우산 그것 마저 없는 나는 못자리용 비닐을 잘라 엄마가 씌워 줬지요.
바람에 날리지 말라며 고무줄까지 묶어서 말이지요.
남동생은 짜증을 내며 그냥 비를 맞으며 뛰어가고 전 싫탄말도 못하고 그냥 그걸 씌고 가노라면 저만치 삼삼오오 우산을 씌고 가는 친구들을 보며 부끄러워 일부러 늦은 척 뛰어갔습니다.
이미 학교에 도착을 하면 흠뻑 젖은 옷에, 신발에, 가방에 정말 창피해서 그렇게 비가 정말 싫었습니다.
이제 제 나이 40을 바라보는 나이 요즘은 너무나 흔하게 쉽게 구할 수 있지만 그땐 그리 귀했는지......
그래서 그런지 살이 부러진 우산을 보면 아까워서 잘 버리지도 못한답니다.
세삼 그때의 분주했던 비오는 날의 아침이 그리워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