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일 방송분

학창시절 대중가요 좋아하고 연예인, 가수를 쫓아다닌 경험..한두 번은 있으시겠죠..
근데 우리 아들이 그 주인공이 되다 보니, 이거 이해하기 힘드네요..
한창 공부할 고1이 여자가수그룹에 빠져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 맘이란
저절로 속앓이를 하게 되더군요...
 
 남들은 다 ‘그럴 때다....’, ‘지나면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런 말들로 위로 하지만..... 멤버들 사진을 벽에 덕지덕지 붙여놓고..
공부는 어떻게 하나 싶더군요..
 그래도 저는 지켜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딸이 급기야 얼마 전, 그 가수들이 출연한 한 대학 축제에 다녀오게 됐죠.
정말 운 좋게 앞자리에 앉게 됐다는데..어찌나 목이 쉬어라 따라부르고,
박수를 쳐댔는지...자정이 다 돼 돌아왔더군요..
하지만 피곤한 기색은커녕, 희열로 가득 찬 아들의 표정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충만함..!
 
 저는 그 날 이후, 아들과의 감정싸움을 접기로 맘먹었습니다.
어른이 되고 나이 들수록 옛날 듣던 노래에, 또 어떤 추억에 철부지 시절로
돌아가고 싶을 때가 많은데..
 열 일곱 청춘에 지금 이런 열정마저 없다면...입시로 찌든 학교 생활,
그 젊음을 어떻게 발산할지...차라리 고마운 일이 아닐지 싶더군요.
그 축제에 가고 싶은데, 제가 화 낼 까봐 내내 말도 못하다가 공연 당일 아침에야
얘길 꺼냈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허락하고 말았는데..이 엄마가 걱정할 걸 우려해
계속 전해져오는 메시지...공연 시작 시간..일정보다 좀 늦게 끝나는 이유,
얼마나 열정적이고 멋진 공연인지...중간 공연 평까지..
마치 생중계를 듣는 것처럼 세심하게 전해주더군요..
 이 소심한 엄마의 염려를 충분히 모두 날려버릴 만 했죠..
내 욕심만 챙기며 아들과 감정 싸움만하다 사이가 멀어지느니,
서로 이해할 건 이해해고 양보도 해야겠다 싶더군요.
 그리고 아들의 이런 열정...! 언젠가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도 쏟을 수 있겠고..
먼 훗날 추억으로도 남길 수 있겠죠...
건강하게 자라는 아들이 있어 고마울 따름입니다.
 
군산시 산북동 이순정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