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8일 방송분

결혼 8년 차.....
결혼 후, 얼마 안 돼...시어머니께서는 교통사고를 크게 당하셨습니다.
 의식 없이 중환자실에서 한 달 동안 계시다 깨어나셨지만..
머리를 심하게 다치셔서 오른쪽에 마비가 왔죠...
 활동적이셨던 어머니는 그 사고로 인해 집에만 계셔야하는 신세가 됐구요...
그렇게 예뻐하던 손주들도 제대로 만져보실 수 없었고,
포만감 또한 느낄 수 없는 까닭에 쉼 없이 먹을거리를 찾으셨죠..
 그런데...긴 병에 효자 없다는 말...정말 맞더군요..
형제들은 점차 어머니 간병에 지쳐갔고..서로간의 서운함도 싸여가게 됐죠.. 
그러다 결국, 맞벌이를 해야했던 우리부부를 비롯해 형제들..모두, 어쩔 수 없이
어머니를 시설로 모시게 됐습니다...
 헌데...그 죄책감 때문인지 그 후로도 형제들간의 불화는 끊이지 않았고,
어머니께서는 어머니대로 시설에 같이 계신 분들을 밀치고, 때리며..포악해지셨는데..
그런 바람에 그 곳에서 쫓겨나오기도 여러 번...그 순간은 어머니가 원망스럽기도 했죠.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의사소통이 어려웠던 당신만의 감정표현이 아닐까 싶더군요..
 그래서 결국 제가 일을 그만두기로 결심하고, 어머니를 집으로 모셔왔죠..
헌데..그렇게 식욕 좋으시던 분이..아무것도 드시질 못하더니..
일주일도 채 안 돼 세상을 떠나셨죠.
 너무도 갑작스레 벌어진 일에 황망한 마음을 금치 못하며..
삼남매는 그렇게 어머닐 보내드렸습니다..
 어머니 떠나시던 날...제게 꼬깃꼬깃 갖고 계시던 만원짜리 두 장을 쥐어주셨는데요..
오히려 생전에 아프시다는 이유로 용돈한 번 제대로 드리지 못했던 일..
너무도 부끄러운 기억으로 떠올랐고, 자꾸만 불효한 모습들만 기억나 눈물이 났습니다..
 어머님께서 제게 주신 마지막 용돈...
저는 그 돈을 지갑 가장 깊숙한 곳에 넣어두었습니다.
끊어질 수 없는 부모 자식간의 단단한 끈처럼,
제가 지갑을 잃어버리지 않는 한... 영원히 그 돈은 쓸 수가 없겠죠.
 오늘은 어머님의 기일입니다....
 
익산시 남중동 구연희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