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내... 청소를 마치고, 기분좋게 차 한 잔 마시려는데..
남편한테서 전화가 왔습니다..
뭐 하느냐고 물으며 뜸을 들이더니.....“저기 있잖아......” 로 시작하는데
갑자기 뒷머리가 당기면서 혈압이 쫙~~ 오르는 기분이더군요.
우리 남편!! 경제권을 쥐고 있는 제게 뭔가 사달랄 게 있을 때... 바로 첫 출발이
“저기 있잖아~”였습니다..
순간 남편 말은 듣지도 않고 “정말 너무하네..됐어!!”하고 끊어버렸습니다.
남편은 어떤 물건에 꽂히면 무슨 일이 있어도 사고야 마는 성격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사고나서 하다 못해 본전이라도 뽑으면 말도 안하죠..
두어 달 전부터 자전거 노래를 부르기에, 비교적 직장도 가까운데다..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면 기름 값도 절약되겠다 싶어 구입했죠..
그것도 아무 자전거나 모두 가능한 건 아닌, 특정 상품에 한해서입니다..
열심히 타고 다닐거라는 다짐을 남편에게 수백 번은 받은 뒤, 그 고가의
자전거를 구입했는데요..그날 딱 한 번, 아파트 단지를 순회한 것 빼곤..
그대로 복도 난간에 묶여 먼지만 싸여가고 있죠.
안타는 이유도 가지가지입니다..
비가 와서 안되고...비가 온 다음날은 미끄러워 또 안되고, 페달 돌리가 다리 아파 못 타고..
늦은 시간에 퇴근해 또 안되고.....어쩜 이렇게 이유도 구구절절한지...
한번은 목걸이 바람이 불어 큰맘먹고 해줬는데...막상 착용하고 나니,
거추장스럽다고 당장 빼버리고...
마라톤 제대로 하려면 좋은 운동화에 운동복이 필요하다기에 마련해줬더니,
뛰지는 않고 담배 피러 나갈 때...그 비싼 운동화 한 번씩 신더군요..
그 뿐이 아니죠..예술가용 카메라에, 취미용 낚시 대까지...
뭐든 꾸준하게 하지 못하는 신랑..
그 모습을 볼 때면, 속이 답답해지는데..앞으로 어떻게 하면 버릇을 고칠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오늘 아침엔 또 뭘 사달라고 전화했었을까요?......
철없는 우리 신랑의 물건 사재기~!! 정말 두려워지네요...
김제시 신풍동 유명애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