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여섯 대학원생인 저는 온실 속의 화초처럼,
부모님의 보호 속에 사랑을 받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런데..사회인이 되어 보지도 못한 채, 다음달 결혼을 앞두고 있죠.
공부하는 내내, '꼭 내가 해보고 싶은 건, 다 해보고 결혼할거야~!!'
너무도 큰 꿈이지만, 대학교수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할 거라 마음먹었죠..
그런데....꿈 대신, 사랑을 택하게 됐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걸 포기하진 않았지만, 혼자일 때처럼 쉽지 않을거란 걸 잘 알고 있죠..
인생의 반려자를 생각보다 빨리 만나 함께 하게 된 건 축복이지만,
아무것도 제대로 이루지 못한 채 결혼하게 된 게 아쉬울 수 밖에 없는데요..
누구보다 이런 저를 보며 마음 아파하고, 실망하셨던 건...
바로 부모님이셨죠..
하나뿐인 딸...금지옥엽으로 키우셨기에...결혼해서 정말 후회하지 않겠냐며, 설득하고 또 말리셨죠..
하지만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는 옛말....남의 얘기가 아니더군요..
그렇게 부모님의 허락만 받아내면 어려움은 없을 줄 알았는데..
막상 결혼준비를 시작하니..힘든 일이 한 둘이 아니더군요...
특히, 남들은 결혼준비하면서 많이들 서운해하고 다툰다던데...
저는 모든 걸 부모님께 의지해야 하는 처지라,
오히려 부모님의 사랑을 더욱 절실히 느끼고 있죠..
그래서 시도 때도 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닦아내고, 또 참아내느라 토끼눈이 되어버렸네요.
저는 너무 죄송해 최대한 줄이고, 저렴한 걸로 고르려 하는데, 엄마는...
“예쁘고, 좋은 걸로 골라~~!...하나뿐인 딸인데~ 잘 해주고 싶어....”
요즘은 예쁘고 좋은게 많다며, 감탄하시는 엄마...
당신도 안 쓰고, 안 입고...아껴 쓰느라 구경도 못했던 것들...이젠 제게 다 내어주시네요..
저보다 더욱 열심히 챙겨주고, 정성을 다해주시는 엄마...
집에 돌아와선 피곤하실 텐데도, 혼수리스트를 꼼꼼히 체크해 주시는 모습을 보면서
결혼이란, 두 사람만 좋다고 끝나는 게 아니구나...절실히 느끼게 됐죠.
이제 얼마 안 있으면, 부모님 곁을 떠나 새 출발을 하게 되는데요.
그 동안 좋은 추억 많이 만들어야겠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욱 열심히 살겠습니다...부모님 감사합니다...결혼 축복해 주세요.^^
익산시 주현동 윤재희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