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16일 방송분

작년 7월 결혼 후 바로 임신이 돼,
얼마 전 너무도 소중한 아들을 낳았습니다.
 8개월 가까이 입덧이 어찌나 심했던지...아무것도 먹질 못했죠..
그렇게 힘든 모습을 봐 그런지, 신랑은 무사히 출산만하면..선물로
평소 제가 갖고 싶어하던 명품 가방을 사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워낙 고가였기에 신랑의 뻔한 용돈으로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했고..
두고보자는 마음으로 약속을 흔쾌히 받아들였습니다..
 헌데..출산 후, 정말 병원에서 퇴원하던 날....거금 60만원을 떡하니 내놓더군요..
몇 달동안 쥐꼬리만한 용돈을 쪼개 피나게 모은 돈일텐데..내심 신랑이 대견했습니다.
아마도 담배 덜 피우고, 술 안마시면서 그렇게 모았을 겁니다..
 하지만 워낙 결혼전부터 갖고 싶었던 가방인지라...마음에 드는 걸
스크랩해 제 손에 들어올 날만 손꼽아 기다렸죠..

 그러던, 지난 주 시댁 들렀는데...어머니께서 틀니를 하셔야한다는 얘길 듣게 됐죠...
꽤 목돈이 들어가는 걸로 아는데...그 말씀이 자꾸만 귓가에 맴돌았습니다.
신랑도 이럴 때 보태드리겠다고 자신있게 말씀드리지 못하는 게 속상한 듯 했죠..
 어버이날 용돈 조금 드리는 걸로 모든 걸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냥 넘어가는 건 자식된 도리가 아닌 것 같아....고심끝에 신랑한테 제안을 하나 했습니다.

 "자기가 모은 그 돈, 이번에 어머니 틀니 맞춤 비용에 보태드리자~..
그리고 내 출산선물은 나중에 근사한 곳으로 여행한 번 보내 줘....”
신랑은 감격했는지...순간 아무 말도 하지 못하더군요..
 사실, 어쩜 당연한 일인데....내심 기분 좋았나 봅니다..

 헌데..저도 그 돈 때문에 아쉽거나, 전혀 아깝지가 않더군요..
그렇게 그 돈은 제 주머니에서 떠나 어머니께 드리니, 생각지도 못했다며 너무 좋아하셨고
신랑은 신랑대로 고마워해 제가 대단한 일이라도 한 듯 싶더군요.
 물론 명품 가방은 날아갔지만, 저는 무엇보다 더 값진 ‘행복’이라는 선물을 받았으니
실보다 득이 컸던 선택이었지요....
 착한 신랑...!! 아마 다음달부터 또 용돈 쪼개기를 시작하겠죠?
그러면 저는 지금부터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가 함께 갈만한 곳을 찾아봐야 할 것 같네요.


정읍시 연지동 최선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