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아들이 있습니다,
첫짼 11살인데 빼어난 외모에 공부 잘하고, 성격 또한 원만해 친구들이 많습니다.
그에 비해, 둘째는 9살인데..장난끼가 다분해 친구들과 티격태격하기 일쑤이고
남에게 지기도 싫어하는 성격이죠..
그런데 내리사랑이란 옛말이 맞는 걸까요?
저는 왠지 둘째에게만 시선이 더가고, 열을 주고도 늘 모자라 안타까울 따름인데요.
물론 전혀 이유가 없는 건 아니죠..
둘째는 뱃속에 있을 때부터, 살아서 태어나지 못할 수도 있다는 판정을 받고
노심초사 가슴을 쓸어 내리게 했습니다.
하지만, 무사히 태어났고..잘 자라고 있죠.
그래서 건강한 웃음을 보여주는 둘째가 기특하고, 더 예뻐 보이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문득문득 스치는 큰아이 얼굴에 비친 서운함을 읽어내고는
제 마음을 야단쳐보기도 하죠.
헌데 얼마 전, 두 녀석이 제가 없는 동안 심하게 다퉜나 봅니다.
펑펑 울며 전활 해, 형을 혼내달라고 신신당부하는 둘째 아이...
그러나 이번엔 정말, 형을 쉽게 생각지 못하도록 단단히 혼을 내야겠다는 마음으로 집에 들어섰죠.
잘했다고 우겨대며 물러 날 기색이 없는 둘째와, 기가 막힌 표정으로 화가 잔득 난 큰아이...
뭔가 극단의 조치가 필요할 듯 했죠..
"둘 다 화해를 못하겠다 그거지? 그래...그럼 같이 안 살면 되겠네?
둘 중에 누가 할머니 댁으로 가서 살래?"
제 얘기가 끝나자 마자, 눈이 휘둥그러진 두 아이....서로 눈치를 살피고 있길래..
“알았어...그럼 우석이가 가면 되겠네....늘 형아 없었음 좋겠다고 했잖아..!!”
말 떨어지기 무섭게 둘째가 울음보를 터트리는데...그런 아이를 바라보던 큰 녀석...
이내 달려가 안더니, 저를 꼭 붙잡곤 부탁을 하더군요..
이젠 절대 안 싸울테니, 동생을 보내지 말아 달라구요...
언제 싸웠냐는 듯, 금새 의기투합한 두 녀석을 보는데..웃음이 나는 걸 가까스로 참았죠.
이런 게 바로 ‘핏줄이고, 우애구나..’ 싶은게 순간 흐뭇하더군요.
어른이 되어서도 늘 변함없는 형제애를 발휘하길 바라며...
그리고 어릴 적, 여러 이유로 가족과 떨어져 지내 늘 외로웠던 제 삶과는 달리
함께 살아가는 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아이들이 가슴으로 느낄 수 있길 빌어 봅니다.
전주시 동산동 윤숙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