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30일 방송분

얼마 전, 아내가 우연히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게 됐습니다... 10년이 훌쩍 지났지만, 학창시절 잘 지냈던지라 무척 반가워했는데.. 그 친구는 많이 변한 모양이더군요... 잘 차려 입은 모습, 눈에 띄는 보석들, 큰 승용차까지.. 알고 보니, 우리 집 근처 아파트로 이사온 지 얼마 안되었는데... 가장 큰 평수에 산다는 것이었죠.. 그 이후부터 아내 표정을 보아하니.. 좋아 보이지 않더군요... 우리 집은 평수도 작지만, 그 마저 전세이다 보니... 벽지, 커텐 등 인테리어에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죠.. 어차피 이사갈 거라 생각하며, ‘나중에 좋은 걸로 하면 되지..뭐...’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 사는 모습을 본 후..우리 모습이 너무 초라하게 보였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전에 없던 탄식을 쏟아내는 아내.... 학창시절...누구나 풍족하고, 꿈 같은 결혼생활을 꿈꾸는 건 당연한데요.... 아내가 그러더군요..그 친구...자기보다 훨씬 공부도 못했고, 성격도 별로였다구요.. 그런데....단 한가지 외모가 좀 빼어났는데...그 덕에 신랑 잘 만난 것 같다구요.. 이렇게 억지 부리는 걸 보니...제가 보기엔 부러움 반, 질투 반인 것 같더군요... 친구가 집에 놀러 오겠다는 것도, 바쁜 일 때문에 나중에 초대하겠다고 했다는데.. 자존심 상하고 싶지 않았겠죠..그 친구를 만난 이후, 몹시 예민해진 아내.. 이건 툭하면, 옷 없다... 신발 없다...불만, 투정이 많아졌네요... 정말 이럴 땐, 제가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친구'라는 단어... 언제 들어도 가슴에 아련한 무언가를 일으키는데요.. 하지만 그 단어가 자신의 처한 상황에 따라선, 다르게 다가올 수 있다는 걸 절실히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아내 마음도 이해는 되지만, 그동안 주어진 상황에 만족하며 잘 살아 왔듯... 앞으로도 그랬음 좋겠네요...왠지 제가 무능력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전주시 효자동 서윤호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