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5일 방송분

“나 돈 좀 줘.......차가 이상한데, 아무래도 손을 봐야 할 것 같아...” 공과금 내려고 은행에 가려는데.. 남편이 무겁게 말을 꺼냈습니다. “얼마나?”, “이십만 원은 있어야 할 것 같은데...” 공과금 낼 돈밖에 없었던지라...그 다음 반응은 저도 모르게 날카롭게 튀어나왔죠. 매월 정기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돈들...빠듯한 생활비...여유 없는 생활이 마치 남편의 탓인 양..불만이 새어나오고 있었던 거죠. 하지만 일순간 입을 꾹 다문 남편을 보며, 머리 속은 복잡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은행 가길 포기한 채, 남편에게 그 돈을 건네줬죠.. 이미 표정이 좋지 않은 남편을 보며, 너무했나 싶은 게 후회가 밀려왔습니다. 아무리 힘들어도 돈 때문에 인상 붉히는 일은 만들지 말자고 다짐했는데... 또 지키지 못하고 말았기 때문이죠. 남편에게 미안하다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답장은 오지 않았지만 마음은 홀가분해졌죠. 사실 제가 남편이라면, 쓸데없는 일에 돈을 쓰는 것도 아니고.. 우리 네 가족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차를 수리하겠다는데..하며 한바탕 했을지 모릅니다.. 개인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남편..차도 일정 기간이 지나고 나니.. 수리비로 들어가는 돈이 만만찮더군요. 하지만 그 차에 이상이 생기면 영업을 할 수 없고, 또 안전과 직결되기에 바로바로 손을 보지 않으면 안되죠.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니 남편에게 미안해졌습니다. 오후에 일나가면 잠 한숨 못 자고 새벽에 들어오는 사람... 그걸 알면서도 그동안 고마움을 표시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더군요.. 그런 생각으로 무거운 시간을 보냈는데..차를 고치고 돌아온 남편.. 갑자기 돈 5만원을 내밀더군요. 무슨 돈이냐고 하자, 자신이 부품을 직접 사다 고쳤다는 거죠.. 그래서인지 손엔 시커먼 기름때가 묻어 있었죠.. 아마도 돈을 아끼려고, 정비실에서 직접 수리한 모양이었습니다. 가슴이 뭉클해지면서 남편에게 건넸던 돈 20만 원보다, 되돌려 받은 5만원이 훨씬 크게 느껴졌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없다며, 우울한 생각만 들었는데..갑자기 힘이 솟는 듯 하네요. 이번 달에도 빠듯하겠지만, 더 소중하고 값진 삶의 교훈을 얻은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합니다. 익산시 동산동 임현숙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