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2일 방송분

며칠 전부터 잇몸에서 열이 나고 통증이 느껴지더니, 급기야는 오른쪽 볼이 벌겋게 부어 올라 결국 치과를 찾았습니다.. 맨 얼굴에 자신이 없어진 40줄에 무슨 일이 있어도 화장은 꼭 하는 편인데.. 너무 아파 화장이고 뭐고...맨 얼굴로 나서게 됐죠.. 두려움이 없어질 나이도 됐건만, 치료받을 차례가 되자... 몸이 떨리고 손발이 얼어붙는 듯 하더군요. “입 벌리세요... 더 크게 벌리세요~!!” 마스크를 쓴 의사선생님이 입안 이곳저곳을 살피는데...좀 창피하더군요.. “많이 부었네요~ 사랑니가 올라오는데요...” 이 나이에 무슨 사랑니가~!! 결국, 그 사랑니를 바로 빼기로 맘먹고 마취를 했습니다.. 이내 잇몸이 얼얼해지더니, 금속 소리가 들리더군요.. 고함도 치지 못하고, 의사 선생님에게 저를 맡길 수밖에 없었죠.. 그렇게 이를 다 빼고 난 후, 마스크를 벗는 의사 선생님....!! 환하게 웃어 보이는데.. 낯이 익은 얼굴~!! 이럴 수가~!!! 그는 바로 20여년 전, 제 첫 사랑~! 정신이 혼미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렸습니다... 20년 만에 첫사랑을 이런 흉물로 해후하게 되다니.... 간호사의 호출에 그가 있는 방으로 가 보니...책상에는 따끈한 차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이름이 워낙 특이해 혹시나 했었다는 그 사람...무척이나 궁금했었다 하더군요.. 두 살 위인 오빠는 옆집에 살았는데..오누이처럼 지내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특별한 감정이 느껴지기 시작했는데요.. 오빠가 눈치챌까봐 마음과는 달리 멀리하고, 새침떼기처럼 대했죠.. 그러다 서울 일류 대학을 가게 된 오빠..그 후에도 계속 편지를 보내왔지만, 일찍 사회인이 된 자격지심이었는지..오빠와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스스로 생각했죠.. 그 후, 오빠네는 모두 서울로 이사를 가게 됐고..자연스레 연락도 끊기게 됐는데... 절절함으로 가끔씩 떠오르던 오빠..그런 사람을 이렇게 만나게 되다니.. 신은 참으로 잔인했습니다.... 지금은 주름이 많아져 더 볼품 없는 제 모습 뒤로...오빠의 소년 적 얼굴이 아른거리네요... 그나저나 이 치료는 앞으로 어떻게 해야할지...고민되네요.. 익산시 모현동 임선애씨... 가명으로 사연 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