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6일 방송분

멀쩡하게 출근했던 아내가 직장에서 갑자기 쓰러졌다는 연락을 받고, 정신 없이 응급실로 향했던 기억이 엊그제 같은데...벌써 2년이 지났네요... 각종 검사를 해 본 결과, 대장암이란 청천병력 같은 소식을 접하게 됐죠... 아내와 저...그리고 고등학생과 중학생 딸들.... 우리 넷은 서로를 부둥켜안고 한참을 울었죠... 아내와 만나 스무 해를 살면서, 이제 겨우 내 집 한 칸 마련했는데.. 넉넉하지 못했지만, 늘 작은 것에 만족하며 최선을 다해 살았는데.... 우리 가정에 이런 불행이 찾아 올 줄은 상상도 못했죠. 아니, 제가 너무 고생만 시켜서 그런 것 같아...죄인이 된 듯 하더군요.. 그렇게 아내는 긴 긴... 수술을 했습니다.. 다행히 수술은 성공적이었지만, 병이 꽤 진행된 상태라 재발 확률이 크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치료와 관리만 잘 한다면 희망적이라는 말....큰 위안이 됐죠.. 아내는 수술 후 보름만에 퇴원을 했습니다. 퇴원 후 6개월 항암 치료기간 동안 아내는 거의 음식을 먹지 못했죠.. 그러나 의사 선생님 지시대로, 좌절과 포기보다는 강한 정신력으로 버텨준 아내.. 그 투병기간 동안, 저는 직장을 그만두고 아내 뒷바라지에 매달렸습니다. 아침마다 녹즙을 갈아주고, 잡곡밥에 신선한 야채, 조미료 넣지 않은 자연식.... 매일 이렇게 식단을 짜다보니....비용은 물론 많은 정성을 필요로 했죠.. 하지만, 나날이 건강을 회복해 가는 모습이 제겐 큰 힘이 됐습니다. 아내가 쓰러진지 1년 만에 우리는 다시 평수를 줄여 이사를 했죠.. 예민한 시기의 아이들을 비좁은 방에서 함께 지내게 해 미안한 마음이 앞섰는데요.. 다행히 잘 따라 준, 착한 아이들... 힘들더라도 아내가 오래오래 함께 있어만 준다면, 우린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2년이 지났습니다. 이제 남은 3년만 잘 보내면 완치선언을 받게 됩니다. 우리 가족은 어둠의 긴 터널을 지나, 희망의 그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렇게 잘 견뎌 준, 장한 아내의 46번째 생일입니다... 축하라는 말 대신, 고맙다는 인사를 먼저 전하고 싶네요.. 익산시 모현동 김성국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