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4일 방송분

'세월 앞에 장사 없다~!!' 하지만 저는 요즘, 이런 말로 바꿔보고 싶네요... ‘아이 둘 키우는 데 장사 없다~!!’ 세 살, 두 살...연년생 아이 둘을 키우고 있는 아내.... 저야 아침 일찍 출근해 밤 늦게 퇴근하기 때문에, 육아는 아내의 몫이나 다름없는데요. 이기적인 생각일지 모르겠으나, 퇴근해 들어오면.... 된장찌개 보글보글 끓고 있고, 집안도 깔끔하게 정리 돼 있어 당장이라도 눕고 싶은 마음..누구나 갖고 있는 바람이 아닐까요? 하지만 둘째가 태어난 이후, 집안 꼴은 더욱 엉망이 되어갔습니다.. 가는 곳마다 장난감과 책이 발에 걸리질 않나, 주방에는 설거지가 싸여있고 작은 녀석 기저귀는 왜 식탁 위에 올려져 있는지.. 아이 둘 키우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아무리 이해하려 보려해도 한번씩 욱하고 올라오는 걸 꾹 참아야만 했죠. 헌데, 상황은 집안만이 아니었습니다.. 아내의 상태도 말이 아니었죠.. 티셔츠 군데군데 보이는 하얀 얼룩에, 곱던 긴 생머리는 솥뚜껑 모양으로 변했구요... 아내의 자백에 따르면, 세수도 안 할 때가 많다더군요.. 그런 걸 아무렇지 않게 얘기하는 아낼 보며..말은 못했지만, 불만만 늘어 갔는데... 며칠 전, 아내가 아이들을 다 재워놓고 한숨을 터트리더군요. 평소엔 잘 앉지 않던 화장대 앞에 앉더니, “여보..!! 나 요즘 너무 추하지?” 하더군요.. 가슴이 뜨끔해지는 게 평소 같았으면, '그래, 그게 뭐냐!! 관리 좀 해야겠다~!!' 했을텐데... 그 날은 분위기가 영 심상치 않아, 이렇게 얘기해 줬죠..... “연년생 아들 둘 키우면서, 당신처럼 이쁜 여자 있으면 어디 한번, 나와 보라 해~!!.”. 아내는 환하게 웃는가 싶더니, 눈가가 촉촉해지더군요. 유난히 울적해하던 그 날 밤...저는 반성을 좀 해봤습니다.. 그동안 크게 내색은 안 했지만, 정신 없는 집안과 아내의 모습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만 생각했지....그 마음은 헤아려주지 못한 것 같네요... 솥뚜껑 머리, 얼룩진 티셔츠를 입고 있는 아내가 있었기에.. 이렇듯 행복하게 지낼 수 있었다는 걸....깜빡 잊고 살았네요... “여보~고맙고, 미안해~그리고 당신 정말 예뻐~!!” 익산시 송학동 정상훈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