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방송분

5살짜리 아들이 나날이 커 가는 모습에 행복을 느끼고 있는 30대 가장입니다. 하지만, 요즘 부쩍 장난이 심해진 아들을 보곤, 아내는 누굴 닮았는지 모르겠다며 걱정인데...... 미소와 함께 씁쓸한 기억하나가 떠오르네요. 저는 어린 시절...가족들 뿐 아니라, 주위의 모든 사람들이 인정하는 말썽쟁이였습니다.. 한 주에 서너 번은 싸움질을 했고, 한 달에 한번쯤은 담임선생님이 부모님을 찾으실 정도였죠.. 특별한 이유는 없었지만,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마냥 좋았고... 그러면서 반항적으로 변해갔죠.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 엇나간 제 행동은 극에 달하게 됐죠. 덩치 큰 아이들과 어울리며, 약한 이들을 괴롭히기도 했구요. 넉넉지 못한 집에서 태어난 제겐 그런 일상에서 어떤 쾌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집단 싸움에 휘말리게 돼 경찰서에 불려가 조사를 받게 됐죠.. 헌데, 늘 당당하게 느껴졌던 아버지께서 피해 아이들 부모에게 불쌍한 자식을 용서해달라며 머리가 땅에 닿도록 빌고 계시더군요.. 그 덕에 풀려났지만, 가슴이 아려오는 게..바로 아버지께 무릎을 꿇었죠. 그런데, 왠일인지 크게 화가 나 계실 줄 알았던 아버지께서는 조용히 저를 불러 앉히고선 옛날 얘길 들려주셨습니다.. 큰 농가를 소유하셨던 할아버지...그래서 아버지도 어려움 없이 자랐고, 공부도 곧 잘해 고등교육까지 생각을 하셨는데요... 할아버지께서 도박에 손을 대신 탓에 하루아침에 가세는 기울었고, 그렇게 하고 싶었던 공부도 동생들을 위해 중학교에서 멈춰야 했답니다.... 그리곤 이어진 말씀...“내 유일한 꿈은..... 우리 아들이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다” 공부를 원 없이 하고 싶었던 아버지..당신의 커다란 꿈이 고작 이 못난 아들이 대학 진학이라니.....처음 듣게 된 아버지의 말씀에 가슴이 뭉클했고, 그때부터 저는 이를 악물고 공부를 하기 시작했죠.. 아버지께 대학합격소식을 전해 드리던 날...“역시 내 아들이 해냈구나!!”하시며 기뻐하던 모습은 지금도 생생히 잊을 수가 없네요.. 저도 이제 자식을 둔 부모로서, 우리 아들이 앞으로 좀 더 강하고, 책임감 있는 사람으로 자라주길..간절히 기도합니다.. 충남 서천 장항에서...박종훈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