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8일 방송분

출가외인은 남보다 못하다는 말이 더욱 실감나게 하는 요즘입니다.. 얼마 전..퇴근길, 집 근처에 있는 친정에 들렀는데요.... 어둠 속에서 형광등 불빛만이 저를 반기더군요. 현관문을 밀치고 들어가니 된장국 냄새와 함께 친정어머니께서는 소파에 걸터앉아 식사를 하고 계셨습니다.. 넓고 텅 빈 거실은 발 디디기가 무색할 정도로 설렁하더군요. 아직은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편인데..기름 값 아깝다고 보일러도 켜지 않고 주무실 자리에만 겨우 전기담요를 꽂아 놔, 집 안 공기가 싸늘하기 짝이 없었죠. 뭘 드시나 다가가니, 친정어머니 멋쩍게 웃으시더군요... 무릎엔 쟁반이 놓여있고, 쟁반 위엔 달랑 밥 한 그릇과 된장국 한 대접이 놓여있었습니다. 혼자 드시는 맛없는 저녁식사....그저 때가 돼, 드시는 일상적인 습관처럼 밖에는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무런 반찬도 없이 초라한 식사를 하고 계시는 어머니를 보니 저도 모르게 화가 치밀어오더군요. 비록, 혼자 몸이지만... 당신만을 위해, 또 건강을 위해 맛있는 음식..해 드시라 그렇게 강조했건만..자식 앞에서는 철석같이 대답하시고, 정작 혼자 계실 땐 귀찮다며..대충 드시는 어머니.. 처음 있는 일은 아니었지만, 그런 모습을 보고 나니 속상하고 화가 나더군요. 물론, 아무도 없는 텅 빈 공간에서 혼자 드시는데... 진수성찬이 눈앞에 있다한들 무슨 맛이 있겠습니까? 근처에 살고 있는 저 역시, 또 다른 삶이 있다는 핑계로 자주 찾아뵙지도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데.. 결혼한 딸자식보다는 이웃어르신들을 더 의지하고 사시는 것 같아 어머니께 죄송한 마음 금할 길 없네요... 자식들은 바쁘다는 핑계로 효도도 제대로 못하면서, 어머니께서는 늙지 않고 그대로 오래 오래 살아주셨으면 하는 마음...너무도 이기적이겠죠? 앞으로는 더욱 자주 찾아뵙고, 빈자리 채워드리도록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순창군 순창읍 윤아영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