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아이는 원래 예정일이 좀 지나 나온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예정일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었죠..
서른 여덟에 첫 아이니, 늦은 감이 있어..걱정도 됐지만..
잘 먹고, 특별한 일이 없는 한..자연분만하리라 굳게 믿었습니다..
그러나, 엄마 뱃속이 편했는지... 아기는 나올 생각을 안 했고..
출산 경험을 가진 친정 언니나 엄마는 고기 등..
힘을 잘 쓸 수 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한다며 기를 불어 넣어줬죠.
그 덕분이었는지, 곧 양수가 파열 됐고 병원 갈 준비로 정신이 없었는데...
그 소식을 듣고 한걸음에 달려오신 시어머니....출산 임박한 제게,
아일 잘 낳을 수 있는 특별한 비법 하나를 알려주시더군요..
그건 바로, 날 계란에 참기름을 섞어 마시는 것~!
그럼 아기를 미끄러지듯, 쑤~~욱 낳을 수 있다는 것이었죠..
좀 황당했지만, 두려운 마음... 무슨 일인 듯 못하겠습니까?
커다란 대접에, 그 미끈거리는 날 계란 8개를 풀고 참기름과 섞어 훌훌 마셨죠..
속이 메스껍고 영 좋지 않더군요..
시어머니께서는 잘했다며, 등을 토닥여 주셨고....
남편과 함께 모든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려는데...배가 살살 아파오기 시작하더군요.
본격적인 산통이 시작되는 거라 생각했죠..하지만, 아무래도 느낌이 이상해
화장실에 들락거리길, 수 차례....날 계란이 잘못 된 듯 하더군요...
아기를 만날 준비도 하지 못한 채, 저는 그만 모든 기운이 빠져버렸고..
병원에 도착해 속이 워낙 깨끗이 비워진지라, 관장할 필요도 없이 아기를 낳았는데..
첫 아이치곤 비교적 빠른 시간에 순산한거라 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기운 없어 정신을 차릴 수 없었는데...
어머니께서는 그래도 날 계란 덕분이라며..으쓱해 하시더군요...
오늘은 그 아이가 나온지 딱 1년 되는 날..벌써 둘째 아이 임신중인데요.
이번에도 벌써부터 날 계란 타령을 하고 계신 어머니..
둘째 아이도 꼭 순산할 수 있도록 파이팅 해주세요~
정읍시 상동 이순화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