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8일 방송분

우리 부부는 8년 전, 소개로 만난 동갑내기 커플입니다. 결혼에 별 관심이 없었던 저는 가벼운 마음으로 소개팅 자리에 나갔는데.. 아내를 처음 본 순간, 그만 넋을 잃고 말았죠. 참한 이미지에 차분하기까지 한 게, 딱 제 이상형이었습니다. 그래서 결혼하게 됐고, 잔잔한 아내의 성격에 별무리 없이 결혼생활을 해 왔죠.. 헌데..어느덧 아이도 유치원에 다니게 됐고, 여유도 생겼는데 집에만 있는 아내가 답답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신도 이제 시간도 많은데... 취미생활을 하든지, 일을 다시 시작해보는 게 어때?" 사실, 늘 피곤한 듯... 집에만 있는 아내가 못마땅했죠... 그렇게 한 달 정도가 지났을까요?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아내는 늘 침대에 늘어져 자고 있고,, 더 이상 깔끔하던 주방도, 또 거실도..보기 힘들었죠. ‘아니 취미생활을 해보랬더니..저 사람이 왜 저래?’ 그렇게 하루, 이틀 같은 모습이 반복되자...슬슬 화가 나더군요..그래서... "당신...너무 하는 거 아냐? 집은 이 모양인데...종일 잠이나 자고.....!!" 하지만 아내는 되려 "아, 알았어...그만해.....앞으로 잘하면 되잖아~"하며..귀찮은 듯 답하더군요. 그러나, 그 이후에도 아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저 역시, 짜증이 나니..집에 일찍 들어가기도 싫고.. 자연스럽게 술자리로 어울리게 됐죠... 그러다 한 직장 동료에게 아내 문제로 푸념을 늘어놓게 됐는데...... 그 동료 왈, 혹시 건강에 이상이 있는 지 확인해봤냐는 것..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 말도 일리가 있는 것 같더군요..그래서 다음날 바로, 아내를 설득해 병원을 찾았는데...뜻밖에도 ‘갑상선 기능저하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됐죠. 그 병의 대표적인 증상이 피로와 권태감이라고 하더군요.. 곰 같은 아내...그동안 가족들 챙기느라 자기 몸 아픈 줄도 모르고... 난 그런 사람한테 타박만 했으니...너무 미안하고 안쓰러워 눈물이 났죠. 지금은 치료받으며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는데요... 그동안 가족들 위해 살았으니, 앞으로는 자기 몸도 챙기며 살았음 하는 바람입니다. 전주시 삼천동 장성훈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