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4일 방송분

결혼 전에는 큰 키에, 청바지가 잘 어울리는데다.. 뽀얀 피부에 긴 손가락을 가진 남자가 제 이상형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늘은 제게 지극히 짧은 다리에 당연히 청바지 안 어울리고 피부도 까뭇한 남자를 내려 보내셨죠 ..... 제가 싫어하는 조건을 다 갖췄던 그 남자..하지만, 성격만은 자타가 공인할 정도였으니.. 저 좋다며 따라다니는 늙은 복학생, 불쌍하기도 하고.. 친구들까지 남자 인물 볼 것 없다며..자꾸만 부추겨 결혼을 결심했죠.. ‘그래....나 좋다고 목매는데..산 사람 소원 못 들어주겠어?’ 결혼 후...남들이 말하는 신혼기간엔 정말 왕비 대접을 받았죠.. 휴일엔 아침 식사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풀 서비스를 받았고,, 기념일엔 두통약 먹어가며, 풍선으로 온 방을 채워주던 다정다감한 남편이었죠.. 그러다 어느덧 결혼 8년 차가 되었습니다.. 언제부턴가 군기가 슬슬 빠지더니..지난 주 제 생일..드디어 일이 터지고 말았죠.. 일주일전부터... “작은 지갑 하나 갖고 싶다!... 하늘에서 지갑 하나 안 떨어지나...~!!” 신랑 앞에서 노래를 불렀죠.. 그러자 우리 신랑....“아, 사면 되지~!! 무슨 걱정이야~!” 눈치없이 그러더군요.. 드디어 생일이었던 지난 금요일......미역국도 끓였지만, 선물은 커녕... 아는지 모르는지 물어보고 싶었지만, 자존심 상해 두고 보기로 했죠.. 헌데, 퇴근 무렵.. 잠시 어딘가 들렀다 올 때가 있다며 좀 늦는다고 하더군요.. 그때까지도 깜짝 이벤트에 대한 기대는 버리지 않았죠.. 저는 오랜만에 와인이라도 한 잔 할 겸, 상을 준비했죠.. 헌데...몇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는 신랑... 한참을 기다리다 못해 연락을 했더니....술이 거하게 취해, 발음까지 새더군요... “일 있어 거래처 왔는데.. 사장님이 한 잔 더 하자네~! 달링!! 먼저 자~~!” 머리끝까지 화가 나, 오늘이 무슨 날인 줄 아느냐고 소리쳤더니.. 우리 신랑, 기분 좋게~~ 술 마시는 날이라더군요. 그 다음날부터 각방 쓰고 있는데..남편은 왜 진작 얘길 안했느냐며..적반하장이네요... 반성의 기미가 없는 남편...모닝쇼에서 채찍 좀 해주세요... 익산 모현동 정주희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