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7일 방송분

남편은 귀신 잡는다는 해병대 출신인데다, 의리 빼면 시체일 정도입니다.. 주변 사람들은 이런 남편을 보고 법 없이도 살 거라느니 ..... 호인이라느니 하지만... 같이 살고 있는 저는 정작 괴로울 때가 많죠. 술만 마시고 나면 너무도 가벼워지는 남편의 다리... 제일 먼저 달려나가 술값 계산하고, 제대로 따져보지도 않고 친구나, 선후배들 보험 부탁 또한 다 들어주니, 어찌 제 속이 끓지 않겠어요!! 이런 의리파 남편이랑 10년 넘게 살다보니, 속은 숯처럼 검게 타버렸지만.. 차라리 남들한테, 독하다는 소리 듣는 것 보다 사람 좋다는 소리 듣고 사는 게 낫겠지.. 생각하며 살고 있는데요.. 얼마 전...같은 아파트로 남편의 고등학교 동창이 이사를 오게 되면서 일은 더욱 심각해졌죠.. 처음엔 술 생각이 나는 날이면 만나던 게, 이젠 퇴근만 하면 곧장 달려나가질 않나.. 지난주엔, 제 친구가 영덕에 있는 친정에 다녀오면서 귀한 대게를 가지고 왔는데요...우리 신랑, “세상에 이 비싼 걸...”하며 감탄하더니.. 바로 싸달라고 하더군요.....친구네 갖다준다는 것... 물론 나눠먹을 순 있죠..헌데 우리보다 가족수가 많으니, 더 많이 줘야 한다느니.. 아니, 자기가 받은 선물도 아니고...왜 남의 선물로 생색내냐구요.. 하지만, 언쟁하고 싶지 않아 그냥 뒀죠... 그런데 며칠 전이었습니다.. 친정에서 홍삼액을 보내주셨더군요.. 요즘 사위가 피곤해 보인다며...큰 맘 먹고 챙겨주신 부모님... 이번에도 설마 설마했는데....여지없이 홍삼을 보자마자, 우리 남편 또.... "이렇게 좋은 걸....! 혼자 먹기 아깝다~~! 민규 좀 갖다 줘야겠어" 하는게 아니겠어요? 어이가 없어 할 말조차 잃었는데, 그 친구가 요즘 부쩍 살이 빠지고...피곤해 보인다나요~! 그 날은 저도 참지 못하고 폭발하고 말았는데...아니 의리도 좋지만, 너무하는 거 아닌가요? 이걸 남자들만의 의리라고 해야하나요? 의리파 남편이랑 살기 정말 힘드네요....~~~ 익산시 어양동 박정은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