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일 방송분

흔히 한가한 사람들을 보며 "할 일 없으면, 집에 가서 애나 보라!"고 하죠.. 저 또한 자주 쓰던 표현 중 하나인데요... 애를 본다는 게 육체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얼마나 힘든 일인지... 얼마 전, "이모"라는 호칭을 얻게 되면서부터 뼈저리게 느끼고 있습니다. 언니가 몸조리를 위해 머무르게 되면서 시작된 동거!! 낮에는 엄마와 언니가 번갈아 가며 조카를 봤으니 큰 어려움 없었는데.. 밤에는 저와 같은 방을 쓰게 되니..바로 문제가 생기더군요. 평소에도 일단 잠을 자기 시작하면 누가 업어가도 모르는 언니.. 여전히 애가 울어도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더군요. 그에 반해, 저는 신경이 무척이나 예민해 자주 깨는 편인데요.. 처음엔 저도 미루고 미루다, 조카가 악을 쓰고 울면 견디다 못해 일어나.. 우유 먹이고, 트림 시켜주고, 기저귀까지 손을 봐준 후 다시 잠자리에 들죠. 하지만 일단, 잠에서 깨고 나면 바로 다시 잠들기는 힘들고... 낮에는 직장에서 쏟아지는 졸음을 어찌할 수 없는데... 그럴 때는 조카고, 언니고... 모두 얄미워지기도 하죠.. 특히, 아이 울음소리도 듣지 못하고 자는 언니... 만만한 동생이 있으니 아예 모른 척하는 건지...알 수가 없는데.. 그럼에도 ‘애 본 공은 없다’ 고 잠시 울리기라도 하면, 어찌나 호들갑을 떠는지 온통 원망을 다 들어야하죠.. 하지만...하루하루 갈수록 뽀얗게 살이 오르고, 방긋거리며.. 점점 사람다워지는 조카를 보고 있노라면 결코 외면할 수가 없네요.. "아이를 보느니 차라리 콩밭을 매는 게 낫다..."하더니, 요즘 하루에도 열두 번씩 절실히 느끼고 있죠... 그리고 앞으로는 농담이래도 함부로 “집에 가서 애나 보라~!!”는 말은 절대 남발하지 않을 겁니다.. 이제 일주일 후면, 조카와 언니의 시원섭섭한 동거가 끝이 나는데요.... 보내고 후회하지 않도록 더욱 잘해야겠습니다...~~~!! 김제시 신풍동 장수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