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0일 방송분

"나 오늘 출근길, 창피해 죽는 줄 알았어..." "왜?............." 아이의 기저귀를 갈아주면서, 저는 대수롭지 않게 대꾸를 했는데.. 설거지를 하던 남편은 얼굴까지 벌게지면서 아침 일에 대해 얘기하더군요.. 아침 8시경 출근하는 신랑, 그 전날 음식물쓰레기를 버리고 통근버스를 타는데요. 쓰레기통에 쏟아 붓고 보니, 바지에 쓰레기국물을 흘린거죠.. 헌데..다시 집으로 돌아올 시간은 없고, 할 수없이 그냥 통근 버스를 탔는데....사람들이 차에 오르면서 하나같이 코를 끙끙대며 인상을 쓰더라는 것이었죠... 다행히 출근해서는 바로 현장복으로 갈아입었지만, 출근길이 마치 지옥과 같았다고 하더군요... 그럼에도 쓰레기를 버려달라 부탁한 이 마누라 화를 내거나 원망도 하지 않는 남편..... 사실, 둘째 아이를 낳은 지 두 달이 넘었는데요. 친정에서 산후조리를 하고 왔지만, 노산인 편이라 그런지 회복이 쉽지 않네요... 그런 저를 안쓰러워하며 말하지 않아도 설거지며, 청소... 그냥 놔두라해도 심지어 출근길 음식쓰레기까지 버려주는 고마운 사람이죠.. 사실, 그런 남편에게 미안한 게 참 많은데.. 그 보다 더 마음 아픈 일이 있습니다.. 그토록 가고 싶어하던 대학을 올해도 못 가게 된 것... 회사사정도 좋지 않고, 둘째까지 태어나면서 아이들에게 들어가는 돈도 만만치 않겠다 싶으니 결국 또 포기하게 된 거죠...저는 더 미루게 하고 싶지 않아 입학금으로 마련해 뒀던 돈을 줬는데... 납입 영수증 대신, 남편의 한 손에는 작은아이 기저귀가... 또 한 손에는 큰아이 동화책이 들려져 있더군요.. 그 모습을 본 순간,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군요. 하지만 다시 시작이 좀 미뤄줬을 뿐, 내년에는 꼭~!! 그 만학의 꿈을 이뤄주고 싶습니다.. 남편이 다시금 힘내길 바라며...오늘은 고마운 마음을 표현해봐야겠습니다.. 전주시 우아동 유진희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