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4일 방송분

올해 마흔 셋인 오빠...평범치 않은 집, 장남으로 태어나 고생도 많이 했죠.. 학창시절엔 공부도 꽤했었는데...실속없이 술과 사람들만 좋아하신 아버지 때문에 하고싶은 공부도 뒤로한 채,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그렇게 정착한 곳은 서울... 10년 넘게 마트에서 일하며, 동생들만은 공부시키고, 챙겨야 한다는 생각이었는지 쉬지 않고 열심히 일했죠.. 한번은 가게에 돈이 없어져 주인아저씨의 오해를 사기도 했는데... 나중에야 주인집 아들이 가져간 게 밝혀져 누명은 벗었지만, 아무도 없는 객지에서 얼마나 서럽고 마음 아팠을지...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납니다... 그렇게 꿋꿋하고 성실히 일한 댓가로, 지금은 오빠도 조그만 가게를 운영하게 됐구요.. 몇 년 전, 늦은 나이에 손님의 중매로 맘씨 고운 언니를 만나 가정도 이뤘죠. 지난주는 아버지 기일이라 서울에서 모두 모였는데... 오빠 이마에 부쩍 늘어난 주름하며, 히끗히끗한 머리카락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마트 일 이라는게 휴무도 없이 새벽까지 해야 하기에, 얼마나 고되게 생활하고 있는지...알 수 있겠더군요.. 그 와중에도 동생들 먹인다고 이것저것 잔뜩 준비해 놨는데.. 어린 나이부터 시작해 반평생을 가족들만을 위해 희생한 오빠... 부모님 병원비며, 우리 대학 학비까지 대느라 고생한 오빠를 보며... 언젠가는 이 은혜 다 갚으리라 생각했는데...막상 저, 살 궁리부터 하는 걸 보니.. 남을 위해 산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겠더군요.. 오빠에겐 이제 또 한 가지 목표가 생겼답니다.. 바로 4층짜리 건물을 짓는 건데.. 1층엔 우리 3남매가 같이 장사를 할 수 있는 상가를, 2층엔 오빠네가, 3층은 제가, 나머지 4층은 막내가 살 수 있도록 할 거랍니다.. 이런 오빠가 세상에 또 있을지...저는 든든한 오빠가 있어 행복합니다... 목표는 조금 천천히 이뤄도 좋으니, 이젠 오빠도 여유를 좀 찾고 건강도 챙겼음 하는 바람입니다. 군산시 조촌동 최영은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