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23셋, 저는 27곱 남들보다 일찍 결혼하여 12년째에 접어 들고 있습니다.
결혼식 비용을 제외하고 둘이 합쳐 남은 돈 350만원에 10평 임대apt에서 신혼생활을 시작하였지요.
성실하고 완벽주의에 가까운 아내는 기능직 임시공무원, 저는 작은 건설회사에 다니면서 그런대로 평탄하게 일 년 정도 살다가 IFM위기에 직장을 그만뒀지요. 한 8개월 백수생활을 하다가 밑천도 없이 형님이 하시던 식당을 인수받아 하게 되었지요. 장사수완은 타고 나는거라 하던데 천성에도 맞지 않은 식당을 하면서 집사람 무지하게 고생 시켰어요. 낮에 종일 회사에서 근무하고, 퇴근 후에는 식당에서 서빙에, 주방 설거지에 어린 두 아이에 집안일까지...매출의 수입은 월세내고, 집기류 할부금에 종업원 인건비에 지출하여 따로 돈을 모으지는 못하고 먹는 것은 걱정없었느나 생활비라고 하면서 제 때 돈 한번 주지 못하였고, 직접 해보니까 앞으로 남고, 뒤로 밑지는 것이 장사더군요.
세 살 된 딸아이가 아장아장 여기저기 걸어 다니다가 지치면 식탁 한쪽에서 잠들고, 7개월 된 아들을 등에 업고 설거지 하는 집사람 모습을 보면 짠한 마음에 이건 못할 짓이다 하면서도 제가 무척이나 의지했던 것 같아요. 이사람 저 사람이 술 한 잔 권하면 거절하지 못하여 매일 술을 마시게 되고, 유사한 식당들의 개업으로 매출은 점점 떨어지고, 손님들 비유 맞추기에 뜻대로 따라주지 않는 종업원들 때문에 술과 담배가 더더욱 늘어만 가더군요. 아이들은 점검 크고, 장사는 시원찮고 그러면서 사는게 저도 괴롭더군요.
그러던 어느 날 친구아버님 조문을 갔다 친구 직장동료와 흔히 상가에서 하는 고스톱을 하게 되었지요.
평소에는 식사, 술내기 위주로 하였는데 그날따라 귀신이 쓰였는지 수중에 돈을 잃고나니 그 자리에서 돈을 융통하여 하게 되고, 판은 점검 커지고, 결국은 가진 돈, 빌린 돈 모두 큰돈을 잃었습니다. 본전생각에 카드 현금서비스를 받아 또 하게 되고, 비상용으로 가지고 있던 마이너스통장에서 서슴없이 돈을 찾아 하게 되더군요. 금세 마이너스 한도를 넘어서게 되고 그렇게 돈을 잃다보니 집사람이고 자식이고 안중에 없더라고요. 당연히 가게는 나 몰라라 하게 되고 가게는 엉망이 되었지요. 집사람이 마련한 돈으로 종업원들 빌린 월급 지불하고, 거래처 외상 갚고 결국 저는 장사 사년 만에 삼천만원의 빛을 졌어요. 그 후 잘한 것도 없는 놈이 나 죽었소하면서 지내야 하는데 맘처럼 되지 않고 몇 년을 방황하며 여러 번의 놀음을 하여 빛이 오천만원이 되었고 그사이 집사람은 지칠 데로 지쳐서 결국은 저한테 잔소리조차도 하지 않고 체념과 포기를 하더니 무관심해지더군요. 그런데 어느 날 우연히 집사람을 보니 얼굴은 무표정에 살이 무척 빠져있더군요. 식탁에 앉아 있는데 엉덩이뼈가 아퍼서 방석을 여려개 깔고 앉고, 전에 입던 옷들은 커서 입지를 못하더라고요. 유심히 살펴보니 사람이 마치 축소된 것처럼 작아져 있고, 모든것에 지쳐 마지못해 사는 사람 같았습니다. 비로서야 그 때 정신이 들더군요. 내가 왜 이렇게 살았을까? 놀음이란게 마약과 같다더니만 가진 것을 다 잃고나서야 알겠더라고요. 저는 집사람에게 속없이 용서를 빌었고, 기회를 한 번 더 달라했더니 집사람은 당신은 오만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이제 오백만원, 오천만원으로 해결할 수 없다 하더군요. 지금 있는 빛 자기가 십년이고 이십년이고 갚을 테니 위자료도, 아이들 양육비도 원하지 않으니 조용히 이혼해 달라 하더군요. 가족을 제외한 남자들에 대해 기피증도 가지고 있더군요. 얼마나 힘들고 고생했는지 말로는 못하지만 상상이 가시지요.지난세월 가족의 소중함을 모르고 방탄하게 산 제 인생이 가치없어 죽고 싶더군요. 남에게 불우이웃돕기 한다 생각하고 한 번 더 기회를 달라하였고 집사람은 당장 달라지길 바라지 않는다며 조용히 회계하며, 구 누구도 아닌 저를 위해 남은 삶은 소중하게 살라 하더군요. 저도 정신 차리고 어느 회사 일용직 일자리부터 시작하여 임시직 몇 년이 지난 지금은 정식직원이 되었고,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씩 안정을 찾아 가고 있습니다. 집사람 혼자로 보면 뭐하나 빠지는거 없는데 저 때문에 항상 그늘속에서 살고 있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그 무거운 짐 모두 짊어지고 딴 생각 하지 않으면서 두 아이 바르게 키우고 현재 25평으로 불어난 임대아파트 지켜준 아내에게 진정 감사함을 전하고 싶어요. 그 후론 화투든 포커든 절대 하지 않습니다. 여러분들 부끄러운 경험이지만 놀음하면 패가 망한다고 하잖아요. 정말입니다. 제가 잃고나니 가지고 있던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았어요. 절대로 하지마세요. 지금 있을 때 건강 지키면서 열심히 일하면서 조금씩 즐기면서 사는 것이 최고인 것 같습니다. 여보 지난세월 깊이반성하면서 앞으로 의미 있게 살도록 더 노력 할 테니 전처럼, 또 지금처럼 그 자리를 지켜줘요. 정말 잘하고 싶은데 당신이 그 자리에 없으면 내가 속죄를 할 수가 없어요.
아직도 빛이 절반 남았지만 담배 끊고, 술 줄이면서 헛돈 쓰지 않고 부지런히 갚을게요.앞으로 당신이 나한테 마음과 경제력을 의지하면서 살도록 아낌없는 노력 할 테니 지켜봐주고, 당신과 아이들에게 믿음과 신뢰를 지키는 남편과 아빠가 되도록 할 테니 잘하나 못하나 지켜봐줘요. 그간 정말로 너무나 미안하고 고마워요.
김차동씨 집사람이 전주로 출. 퇴근하면서 fm모닝쇼를 꼭 들어요. 제 마음 전부를 함축해서 글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차동씨 목소리로 이 마음이 전달 되도록 부탁드려요. 더불어 집사람, 아이들과 근사한 곳에서 오붓하게 식사하면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싶습니다. 염치없지만 가족에게 주는 선물로 식사교환권과 집사람 좋아하는 Carpenters-Top Of The World 노래를 신청합니다.
참 실명은 밝히지 말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