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8일 방송분

"제발, 한 번 쓴 수건은 빨래통에 좀 넣어~!" "식사하고 밥그릇 좀 물에 담궈 주면 안돼?" 맞벌이로 밤에야 대면하는 우리 부부는 늘 이렇게 전쟁입니다. 똑같이 힘들었는데..퇴근해 집에 들어오면 남편은 무슨 몸에 철근이라도 매단 듯, 꼼짝을 하지 않더군요. 그러던 얼마 전, 결국 폭발을 하고 말았죠. “자기 진짜 너무 하는 거 아냐? 나두 피곤한 거 아는 사람이라구.. 이런식으로 하면 나 파업 들어간다!!” 남편은 들은 척도 안하더군요..아니 오히려, “해볼테면 해봐~! 집안 지저분한 건 자기가 못 참잖아...아마 하루도 못 갈걸?” 사실 아무리 몸이 피곤해도 워낙에 뭘 쌓아두지 못하고, 뭐 하나라도 제자리에 있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제 성격을 교묘히 노린거죠... 헌데..며칠 전, 스트레스 때문인지.. 정말 장염으로 들어 눕게 됐는데요. 본의 아니게 파업은 현실이 되고 말았고, 발등에 불이 떨어진 신랑.. 재주에도 없는 애 보랴...식사 준비하랴..정신이 없더군요.. 미덥진 않았지만, 차라리 이번 기회에 잘 됐다 싶었죠. 그런데...그렇게 한 이틀, 가사를 책임지게 된 남편은 정말 가관이더군요. 밥 풀 더덕더덕 붙은 그릇을 대충 씻어 엎어두질 않나... 아이 머리를 바디샴푸로 감기질 않나, 쉰내 폴~폴 풍기는 걸레를 들고 이방 저 방 다니질 않나.. 거기다 한 술 더 떠..김치찌개 하나 끓이는데..자문은 또 왜 그리 많은지..... 결국 자기도 힘들었는지, 밥은 사먹고..집안 일은 미뤘다 하면 안되겠냐고 하는데.. 앓느니 죽는다고 도저히 못 참겠더군요. 버럭 화를 내며, 사흘 간의 투병생활을 그렇게 마무리하고 말았는데요. 제가 너무 예민한 걸까요? 앞으로 작은 일이라도 좋으니, 집안 일 함께 하는 남편의 모습을 좀 볼 수 있었음 좋겠네요. 정읍시 상동 윤지숙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