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일 방송분

올해 초등학생이 되는 아들..어릴 적부터 몸이 약해 태권도를 배우도록 했는데.. 얼마 전, 도장에서 공개 심사가 있었습니다.. 부모님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 그동안 배운 것들을 선보이는 자리였죠.. 처음 구경하는 행사였는데...역시 아들밖엔 눈에 들어오지 않더군요.. 기합소리와 함께 앞차기, 옆차기, 돌려차기 등등.. 다양한 끼를 발산해 내는데.. 가슴에서 뭔가 뜨거운 기운이 솟아오르면서 감격스러웠죠.. 잠시 뒤, 관장님이 아이들에게 나무판 하나씩을 나눠주시는데... "2008년 나의 다짐"이 미리 적혀있더군요... 그리고 그 판을 부모님이 들고 서 있으면, 아이들이 달려나와 격파하는 묘기였는데..한 번에 바로 되는 아이도 있었지만, 두 번 씩 격파하는 아이들도 있었죠... 드디어 아들 차례가 됐고, 건네 받은 나무판에는 “부모님 말씀을 잘 듣겠습니다. 정리정돈을 잘 하겠습니다..” 등등 몇몇 다짐들이 적혀 있는데..어찌나 기특하던지요.. 흐뭇하게 바라보던 중..아이의 격파가 시작됐고, 긴장을 한 탓인지 여러 차례 시도를 했지만.. 나무판은 끄덕도 하지 않았습니다.. 여기저기기서 웃음소리가 새어나왔고, 아이는 금새 울상이 되어있는데.. 관장님과 저는 괜찮다며 아이 어깨를 두들겨줬죠... 다시 힘을 얻은 아들, 힘차게 달려와 다리를 뻗었는데...이럴 수가..!! 아이가 날아올라 찬 것은 나무판이 아니라, 바로 제 얼굴이었습니다.. 모두들 놀라 제가 괜찮은지 살폈는데요...얼얼했지만, 다행히 견딜만 하더군요.. 결국 나무판은 관장님이 들고, 우여곡절 끝에 격파가 됐죠.. 그때, 여기저기서 웃음 섞인 박수소리가 우렁차게 들려왔습니다.. 다음날 일어나 보니, 얼굴엔 새파란 멍이 들었는데요.. 튼튼하게 자란 아들의 흔적이라 생각하니, 아파도 웃음이 났습니다... 유독 잔병치레가 심했고, 심장이 약해 늘 병원신세를 져야 했던 아들.. 엄마인 저로서는 기뻐 눈물이 날 지경인데요...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또 많은 바람들이 생기겠지만, 그 중에 하나 쭉~~건강하게만 자라주길 간절히 빕니다... 전주시 평화동 정선해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