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5일 방송분

올해 초등학교와 중학교를 졸업한 아이들... 원하는 학교에 배정 받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뿌듯해지는데...제게도 올해는 특별한 시간들이 될 것 같습니다... 중학교 2학년 되던 해에 아버지께서 갑자기 뺑소니 사고로 돌아가신 뒤.. 살림 밖에 모르던 엄마는 졸지에 가장이 되셨죠.. 방직 공장에서 3교대로 일을 하셨는데...손가락 상처 아물 날 없이 힘겹게 하루하룰 보내는 엄마를 보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눈물 닦는 것밖엔 없더군요... 학비를 못 내, 서무실에 불려간 것도 한 두 번이 아니었죠.. 형편을 잘 알고 계셨던 담임선생님께서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하셨지만, 동생들 뒷바라지까지 엄마 혼자 감당하기엔 너무도 큰 짐이었기에 어쩔 수 없이 고등학교를 다 마치지 못하고 중단해야만 했죠.. 그렇게 세월은 흘러, 결혼도 하고..아이도 낳았지만 제겐 늘 마음 한 구석 채워지지 않는 게 있었으니..그건 바로 학업에 대한 미련이었죠... 그래서 다시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직장 다니면서 살림에 공부까지 하는게 쉽지만은 않았지만, 검정고시로 무사히 고등학교를 마칠 수 있었구요... 그리고 바로 방송통신대학교에 합격해.. 다음달이면 그토록 꿈꾸던 대학생이 됩니다.. 더욱 빡빡하고, 힘든 나날이 되겠지만.. 저는 지금 어느 때보다도 행복합니다.. 이제라도 하고 싶었던 공부를 다시 할 수 있게 된 것.. 남편은 물론, 주위의 많은 분들이 잘 할 수 있을거라고 격려해주시는데.. 힘이 불끈불끈 솟네요... 아이들 또한 이 엄마가 자랑스럽다는데..어깨가 절로 으쓱해집니다.. 40여년을 넘게 살아오면서 괴롭고 힘들었던 일 참으로 많았지만, 결코 쓰러지지 않고 달려오니..이렇게 좋은 일도 많네요... 갑자기 요즘, 아이들에게 졸업장이란 어떤 의미를 줄지 궁금해지는데... 본받을 수 있는 좋은 엄마가 되도록 더욱 노력할 겁니다. 전주시 우아동 박영희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