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 방송분

서른이 훌쩍 넘은 나이에 결혼 해, 작년 초.. 귀한 아들을 얻었습니다.. 나이가 있어 은근히 임신 걱정이 됐는데..다행히 바로 아이가 생겼고.. 세상을 다 얻은 듯 기쁘더군요.. 누구보다 함께 축복을 해주신 친정엄마...산후조리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며 퇴원하자마자, 지극 정성 간호를 해주셨는데요.. 모유 수유하는 것 빼곤, 산모인 제가 정말 손가락하나 까닥하지 않을 정도로 왕비 같은 대접을 받았죠.. 헌데..3개월 정도를 그렇게 친정에서 지내다보니, 집에 가기가 싫어졌습니다... 언제까지나 엄마의 극진한 수발을 받으며, 친정에 눌러 앉고 싶더군요.. 하지만, 집안 걱정도 됐고...매일 퇴근길 아이와 저를 보기 위해 처가를 들려야하는 신랑도 안쓰러워지기 시작하더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짐을 챙기는데.. 갑자기 두렵고, 서러워 지는게..이제 어떻게 혼자 아일 키우나 잔뜩 심란해 있는데..“빠진 물건 없나, 꼼꼼히 잘 챙겨가...”하시는 엄마 말씀.. 헌데...순간 화가 버럭 나더군요. 그동안 우리 모자 때문에 얼마나 귀찮고 힘드셨으면, 하나도 남기지 말고 다 가져가라는 건지.. 소리를 지르며 눈물을 쏟아냈죠.. 엄마 마음은 그게 아니란 걸 알면서, 그동안 감사했다는 인사도 없이 집으로 돌아왔죠.. 그렇게 늘 마음 한 구석, 죄송한 마음 자리했었지만...시간은 흘러, 최근 아들 돌잔치까지 마쳤는데..저는 여전히... 엄마께 그 마음 전해드리지 못했죠. 게다가 얼마 전, 엄마가 간단한 수술을 하셨는데....며칠 동안 식사 준비 해드리면서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걸 보며, 평생을 가족들 위해 밥상을 차려주신 엄마도 계신데 고작 이런 걸로 투정하나 싶은 게....한심스럽기 짝이 없더군요.. 철들려면 멀기만 한 것 같은데...요즘 아들 재롱에 행복해 하는 자신을 보며, 한편으론 가슴 한 켠이 저려옵니다.. 엄마도 우리 자식들 이런 행동 하나하나에 울고, 웃고 하셨겠죠! 세상에서 제일 편하면서, 가장 만만한 사람.... 엄마...!! 죄송하고, 감사합니다..... 정읍시 연지동 윤경아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