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31일 방송분

설을 앞두고, 이맘때쯤이면 정신 없이 시장을 몇 번씩 오가며 발품을 팔았을 만도 한데.. 올해는 너무도 한가해진 탓에 오히려 마음이 심란해지는데... 신랑은 2남 2녀 중, 늦둥이로 태어났음에도 종손역할을 해야했던 착한 남자였죠. 그 탓에 늘 옆에서 참아가며, 내조를 해야 하는 것도 제 몫이었죠.. 결혼 8년 차 접어든 우리 부부에 비해, 아주버님은 마흔이 넘었음에도 지금까지 혼자이셨던지라.. 당연히 종가집의 제사 역시 우리 차지였죠. 물론, 왜 막내가 모든 걸 떠 안아야하나 원망도 해보고, 힘들어 투정도 부려봤죠..하지만, 그럴 때마다 은근슬쩍 애교부리며.. 어깨도 주물러주고, 음식준비도 도와준 신랑이 있었기에 참아낼 수 있었죠.. 헌데..그렇게 열심히 살아온 덕분인지..제게도 늦게나마 형님이 생겼습니다. 늦은 결혼이지만, 여느 신혼부부 못지 않게 알콩달콩 깨가 쏟아지는 걸 보며.. 제 맘도 뿌듯했는데..얼마 전, 아주버님 내외분이 오셔서 하는 말씀.. “제수씨, 여지껏 많이 힘들었죠?...생전에 어머니 모시느라, 또 그 많은 제사 챙기랴.... 지금까지 애쓰셨으니, 이제부터 제사는 우리가 모실게요...” 갑작스런 제안에 몸둘 바를 모르겠더군요.. 혹, 혼자만의 생각은 아닌지 걱정이 돼.. 형님 눈치를 살피게 됐는데요.. 아직 서먹함도 채 가시지 않은 형님의 따뜻한 손과 미소가 제 마음으로 전해져 왔습니다. 사실, 그동안 표현은 안했지만.. 힘들때마다 아주버님이 야속할 때가 많았는데요.. 저를 그렇게까지 생각하고 계신 줄은 미처 몰랐죠.. 하지만, 달콤한 신혼에 너무 무거운 짐을 드리는 것 같아 그 제안에 얼씨구 좋다며 물려 드릴 수는 없었는데요. 오히려 형님이 더 완강하시더군요... 그렇게 해서 모셔 가게된 제사..후련할 줄 알았는데.. 왜이리 맘이 허전할까요? 제사는 처음이라 많이 힘드실 것 같아, 이번 명절.. 함께 장도 봐드리고 일찌감치 가서 도와드릴 건데요.. 그래도 뭔가 할 일을 빼놓고 있는 듯한 느낌!! 적응기가 좀 필요하겠죠~~? 여하튼, 마음 깊은 아주버님...천사같은 형님..두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전주시 삼천동 이연정씨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