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9일 방송분

우리집 거실엔 아주 귀한 그림이 하나 걸려 있습니다. 11살 된 아들이 직접 그린 그림... 언뜻 보면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우리 가족에겐 그 무엇보다 소중하고 남다른 의미를 가지게 하는 그 그림.. 아들은 영화 ‘말아톤’ 에서처럼, 또래 아이들보다 정신 연령이 낮아 아직도 한글조차 쓰지 못하고... 강아지를 자신의 친동생처럼 생각하는 발달장애아입니다. 말로는 쉽게 설명이 안되는 아들의 행동을 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미어지고, 또 답답하죠. 똑같은 부모에게서 나온 자식인데 왜 딸아이처럼, 정상으로 나오지 않았는지.. 화도 났습니다. 허나, 제가 아들 때문에 답답해하면 할수록 그만큼 아내의 눈물도 늘어갔죠.. 하지만, 강아지 밥을 함께 먹겠다고 싸우다 멍멍이한테 물려 우는 아들을 볼 때면, 내 아이가 아니었으면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찾아오면 아들을 방에 꼭꼭 숨겨두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내와 함께 외출을 하도록 했죠.. 그때 아내가 차안에서 아일 끌어안고 시트가 젖을 만큼 울었음에도 모른 척 하려했죠. 한 부모인데도, 아내만 죄인인양 숨어있어야 하고 눈물 흘려야 했으니.. 많이 야속했을 겁니다..부족한 아들을 위해 결국 직장까지 포기해야 했으니, 상실감 또한 매우 컸을 겁니다.. 이미 마음의 상처를 많이 안은 아내에게, 제 고통까지 안겨줘선 안되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부끄럽지만, 이제야 다시 한번 그 아이를... 눈이 아닌 마음으로 이해하기로 했습니다. 가끔씩 우릴 울리지만, 또 한편으로 귀여운 면이 많은 아들.. 얼마 전, 크레파스를 찾더니... 도화지에 뭔가를 열심히 그리더군요. 누나와 자신이.... 양쪽에 서 있는 엄마, 아빠 팔에 매달려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 그건 아이가 바라보는 우리 가족의 진정한 모습이 아닌가 싶더군요. 아들의 첫 작품을 고이고이 간직하고 싶어 액자에 끼워, 거실 중앙에 걸어놨죠. 그림 속에 모습처럼 우리 가족 늘 함께 하며, 행복하길 빌어봅니다. 그리고 아들에 대한 사랑을 다시금 일깨워준 아내에게도 감사하다는 말.. 함께 전합니다. 익산시 남중동 유정균씨 감사합니다.